'상법 저항' 재계가 움직인다
감사위원 선출안, 집중투표제 의무화땐 경영권 훼손".. 의견모아 공동대응키로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재계가 정부의 상법 개정안 추진과 관련해 "경영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공동대응에 나섰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경제단체들은 법무부가 지난달 입법예고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기업이 투기자본 등으로부터 위협받을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개정안의 입법예고 기간이 오는 25일까지인 점을 고려해 22일까지 재계의 의견을 모아 정부에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앞서 재계는 전경련과 대한상의, 상장회사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지난달 말 1차 모임을 가진 데 이어 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코스닥협회 등으로 범위를 넓혀 2차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상법 개정안중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감사위원 선출안'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방안' 등 두가지다.
재계는 특히 개정안 내용에 따라 감사를 선임하면 지배주주의 경영권이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을 뽑을 때 지배주주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이사와 별도로 감사를 뽑도록 하고 선임 시 지배도주의 의결권을 3%까지만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감사위원을 뽑을 때 지배주주의 영향력을 줄이자는 취지다.
재계는 이같은 개정안에 따라 지배주주의 의결권이 3%까지만 인정받게 되면 경영권을 노리는 세력들이 자신의 뜻에 맞는 감사를 선임해 경영권을 견제하게 되고 그로 인해 기업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기업은 매출확대 등 성장에 치중하는 경영활동을 해야하는데 자칫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더 많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계는 집중투표제를 사실상 의무화하는 방안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되면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애초 취지와 달리 경영 활동에 개입하려는 비우호세력들에게만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에서다. 또 이사회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전 정보가 외부로 흘러나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반대 이유중 하나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단순투표'와 달리,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즉 이사 3명을 뽑을 경우 1주를 가진 주주는 3표의 의결권을 가지며 3표를 모두 한 사람에게 행사할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배주주의 경영활동을 방해하려는 인사가 이사로 선임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이사회가 파행을 겪을 수 있다"며"해외 투기세력이나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들이 단합해 이사를 선임한 뒤 트집잡기에 나선다면 이사회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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