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공신화가 그러하듯이 결과가 좋으면 그 과정도 아름답고 화려하게 그려지기 마련이다. 불량품 0%에 도전하는 불굴의 노력과 장인정신,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도전하는 자세 등 온갖 미사여구가 따르곤 한다. 하지만 아무도 몰라주는 조그만 기업에서 현 위치에 오르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노력과 어려움은 직접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알기 어렵다. 성공신화 속 주인공들의 마음을 헤아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필자는 한 회사의 대표로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새옹지마(塞翁之馬) 같은 시간 동안 겪었을 그 주인공들의 고충이 조금은 이해될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성장하기 위해서 갈 길은 아직도 멀다. 최고 품질의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 기술의 부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커피 한잔이 주는 만족과 서비스는 필수라기보다 여유 있을 때 즐기는 부가적인 소비영역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서비스기업이 불량률 0%에 도전하기 위해서 넘어서야 할 장벽도 높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의 신화 속에서 사업 환경의 변화, 경기의 불황, 소비자, 바이어, 협력 업체들의 까다로운 선택과 변덕 등은 별로 부각되지 않는다. 이는 당연히 극복해야 할 과제일 뿐이다. 남들이 힘들다고 할 때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가고, 남들의 비판과 의심의 눈길 속에서도 도전하고, 도전을 자산 삼아 남들보다 한 단계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한다. 남들이 외풍에 힘들다고 할 때 안으로 삭히며 내적 자산과 탄탄한 맷집을 키운다. 사실 이것은 신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기업이나 알고 있는 성공 공식이다. 위기일수록 아픔을 잠시 잊고 적진의 한복판을 최고의 무대로 생각하며 도전하는 자만이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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