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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이케아의 상륙, 상인들의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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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상생방안에 대해서는 논의중입니다. 공식 자료에 나온 말 외에는 드릴 말이 없네요."

'가구 공룡' 이케아가 건축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에 혹시나 지역 상인들과의 상생 방안이 마련됐나 해서 질문을 던졌다. 올해 초부터 이케아 코리아 측에 연락을 할 때마다 매번 던졌던 질문이었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논의중'이라는 의례적 답변이 돌아왔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싶었다.
이케아 광명점이 들어온다는 소식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이케아 가구는 세련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병행수입상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수도권 거주자라면 누구나 쉽게 이케아를 찾아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광명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이케아는 '악몽'이나 다름없다. 이케아에서 파는 저렴한 가구와 생활소품들 때문에 고객들이 줄어들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가구업체들만 타격을 입는다고 생각하지만, 이케아의 매출 중 가구는 절반도 안 된다. 나머지는 다양한 생활소품과 생필품들이 차지하고 있어 가구상들이 아닌 일반 소상공인에게도 여파가 미칠 수 있다.

광명시 지역 소상공인들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이케아 측에 상생방안을 마련하라고 요청했지만 이케아는 뚜렷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매번 '논의 중이니 기다리라'는 뻔한 대답만 내놓고 있을 뿐이다. 이런 태도에 상인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직격탄을 맞는 가구업계의 불안은 더욱 크다. 광명시 내 가구업체를 대표하는 이상봉 광명가구협회장은 "이케아 입점 허가가 났다는 말에 대책회의를 위해 휴가중인 협회원들을 모두 불러들이고 있다"며 "다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 같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아직 개점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다. 그 전에 광명시 지역 상인들과 공존 공생할 길을 찾아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좋은 기업은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팔기만 하면 됐지만,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사회와 지역에 대한 기여 역시 기업의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됐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패트릭 슈르프(Patrick Schuerpf) 이케아 코리아 대표는 광명시의 신축허가가 난 후 보도자료를 통해 "환경과 사람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포함하는 '가치 있는 낮은 가격'이 바로 이케아의 콘셉트"라고 밝힌 바 있다. 광명시 소상공인의 생태계 역시 이 '지속가능성' 안에 포함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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