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유로존 가입 앞두고 걱정스런 시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라트비아가 유럽의 새로운 조세피난처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유럽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꼽히는 라트비아의 법인 세율은 15%로 유럽연합(EU) 평균인 23.5%보다 낮다. 이는 유로존에서 키프로스ㆍ아일랜드와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라트비아는 올해부터 해외 법인이 자국에서 주식 매도와 배당으로 챙기는 소득에 대해 면세 혜택을 부여했다. 내년부터는 특허료와 이자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등 해외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혜택들로 라트비아에 대한 국제 핫머니의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키프로스ㆍ아일랜드 같은 유럽의 전통적인 조세 피난처들이 재정난으로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라트비아가 유럽의 새로운 조세 피난처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3년 사이 적어도 10%의 키프로스 자금이 라트비아로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라트비아 소재 금융 컨설팅 업체 프라임 컨설팅의 타티아나 루틴스카 컨설턴트는 "1990년대부터 라트비아가 옛 소련의 금융허브였다"면서 "최근 들어 러시아ㆍ벨라루시ㆍ카자흐스탄 등지로부터 키프로스에 묻어둔 자금을 라트비아로 옮기고 싶다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라트비아가 새로운 조세 피난처로 떠오르면 유로존 금융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EU는 최근 몇 년 동안 조세회피와 전쟁을 선포하면서 회원국의 탈세 및 돈세탁 문제 해결에 애써왔다. 그러나 라트비아가 새로운 조세 피난처로 자리잡을 경우 이런 노력은 빛을 바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회 의원인 독일 녹색당의 스벤 지골트 의원은 "유로존이 새로운 나라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면서 인플레이션이나 공공 부문 재정 건전성 등 일부 경제지표만 보는 것은 큰 실수"라며 "새로운 조세 피난처의 등장은 부채위기로 흔들리는 유로존에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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