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이웃 갈등 치료 특효약
성북구 길음2동, 길한 소리(吉音) 웃음으로 동네를 채우는 웃음치료 프로그램 눈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성북구 길음2동에 웃음소리가 넘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랜 시간 동안 재개발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 말 그대로 분위기가 싸하던 동네였다.
그런데 지금은 서로 얼굴만 봐도 깔깔대고 웃는다.
그 비결은 바로 '길한 소리'(吉音), 즉 웃음으로 동네를 채우는 웃음치료 프로그램이다.
길음 2동은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주민 간 감정의 골이 깊은 대표적인 지역이었다. 이웃집에 숟가락이 몇 개가 있는지 훤히 알고 지내며 서로 사정을 보듬던 이웃끼리 재개발이라는 말만 나와도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잦아졌고 대화마저 사라졌다. 슬럼화와 빈민촌 형성 등 각종 문제도 줄줄이 이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자살자 증가였다. 우울감과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단절된 생활을 하다가 자살을 선택하는 주민이 늘자 급기야 구에 의해 자살취약지역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주민 간 갈등 심화, 슬럼화, 빈민촌 형성 등 각종 문제가 이어지자 이를 개선하고 주민 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길음2동 주민센터가 웃음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고 주민 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길음2동 주민센터가 내린 특단의 조치가 바로 웃음치료 프로그램. 주민 700여명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프로그램이다.
우선 매주 수요일을 '웃음의 날'로 정하고 이날은 주민센터, 개운산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웃음치료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실내 웃음치료는 길음2동 주민센터 2층 대강당에서 4~6월, 9~10월에 진행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50명이 대상이지만 독신가구는 우대한다.
구립 경로당 등을 찾아가 웃음을 드리기도 한다. ‘찾아가는 웃음치료’로 11~12월 혹한기와 7~8월 혹서기에 65세 이상 어르신과 거동 불편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9~10월에는 개운산 등 성북구 관내 명소를 찾아다니며 야외에서 맘껏 웃는 야외 웃음치료도 진행한다. 상쾌한 자연 속에서 색다른 체험을 하는 동안 우울감은 감소하고 엔돌핀은 팍팍 증가한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웃음치료의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참가자 중에는 과거 재개발 찬·반의 입장에서 얼굴을 붉혔던 이들이 적지 않다. 처음에는 서먹해하던 이들이 어느새 보기만 해도 웃고 있다.
홍동석 길음2동장은 “웃음으로 주민 간 화합을 도모한다고 했을 때 사실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는데 웃음치료가 진행될수록 길음동(吉音洞)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길한 소리(웃음소리) 가득한 마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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