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NLL 논란 속 우리가 잃은 것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2일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장. 여야는 '2007년 제 2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제출 요구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57대 반대 17로 통과시켰다.
북방한계선(NLL)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그렇다면 NLL 논란이 과연 필요한 논란인지를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NLL 논란이 진행되면서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우리나라는 두 가지 자산을 잃었다. 첫째는 남북간의 신뢰이고, 둘째는 허심탄회한 정상 간의 외교다. 북한은 정상회의록 공개에 대해 "최고존엄(김정일)에 대한 우롱이고 대화상대방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으로 열릴 남북간의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대화록 작성을 두고서 마찰이 벌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됐다. 또한 정상간의 대화 내용은 수 십년간 공개되지 않는다는 관례가 깨짐에 따라 한국의 외교력은 크게 위축됐다. 한국 정부와의 대화록이 공개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국으로서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또한 외교 협상에 나서는 우리 대표단의 발언력 또한 제한될 것이다.
NLL 포기 논란이 이와 같은 손실을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9일 제2연평해전 기념식장에서 "조국과 영토를 수호하다 산화하신 용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해 NLL을 지켜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관계 및 외교적 신의라는 자산을 희생했다면 이를 통해 얻어야 할 반대급부가 눈에 선뜻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NLL 논란이 계속되면서 여야간 합의했던 정치일정 마저 차질이 생겼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고, 통상임금제도 개편 문제는 아예 손도 못 댔다.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허용하는 법률안 개정안도 처리되지 못했다. 지방의 무상보육 예산 지원을 늘려주는 '영유아보육법안'도 통과되지 않았다. NLL 논란속에 민생은 국회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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