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 중독 유아·청소년 급증...정서발달 장애, 대인 관계 지장, 신체 발달 저해 등 부작용 심각..."부모의 관심이 최고의 치료"
최근 어린이ㆍ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해 부모들의 세심한 관심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앱을 삭제하는 등 아이의 자제력을 키우고, 다른 취미를 만들어 주는 한편 아이들과의 대화를 늘리고 관심을 쏟아 주는 등 부모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충고다.
이에 따라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을 하느라 공부나 숙제를 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아이들이 43.8%나 됐다. 성적이 떨어졌다고 답한 학생도 31.4%로 조사됐다. 자는 척하면서 부모 몰래 스마트폰을 써본 적이 있는 아이도 62.6%로 조사됐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 몰래 스마트폰을 한 경험이 있는 아이들도 절반(51.8%)이 넘었다.
이같은 어린이ㆍ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은 올해 초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012 인터넷 중독 실태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률이 성인의 2배에 달했다. 만 10세 이상 49세 이하 스마트폰 사용자 1만 6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10대의 경우 중독률이 18.4%로, 2011년(11.4%)보다 7% 포인트 늘었다. 이에 비해 성인의 중독률은 평균 청소년의 절반 수준인 9.1%였다.
문제는 이같은 유아ㆍ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이용은 지나친 게임 중독으로 쉽게 이어지고, 아이들의 정서 발달 수준과 맞지 않는 콘텐츠가 많다는 것이다. 또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으로 어린 나이에 안경을 쓰게 되는 등 VDT(컴퓨터단말기증후군) 증후군에 걸릴 우려가 높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이나 게임에 빠진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의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폭력적으로 변해 또래 친구 사귀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그저 작은 화면에만 관심을 갖게 돼 어떤 사물을 직접 보거나 현상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창의력이 없게 된다. 또 판단력ㆍ사고력ㆍ주의 집중력과 관련이 깊은 뇌의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는 등 정상적이 두뇌 발달에 방해를 받는다. 타인의 말에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되고, 뇌구조가 현실에 무감각해지는 '팝콘브레인'화 되고, 운동량이 줄어들어 신체성장ㆍ발달에도 큰 지장이 초래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요즘같은 IT 시대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수도 없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유아기의 IT 사용 시기를 최대한 늦추라고 조언한다. 심지어 미국 소아과학학회에서는 최근 만 2세 이전의 아이들에게는 TV를 보여주지 말라고 권한 적도 있다. 또 월령별 콘텐츠를 골라서 아이들에게 사용하도록 해줘야 한다. 직접 부모가 사용해보고 아이에게 맞는지 판단해서 골라주는 게 바람직하다. 또 아이가 혼자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게임을 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부모와 함께 대화를 하면서 같이 즐기는 것이 좋다. 사용시간을 사전에 정하고 아이가 꼭 그 약속을 지키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해진 요일에 정해진 시간만 사용하도록 하고 그 후에는 빨리 다른 곳으로 아이가 관심을 바꿀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특히 IT 기기를 아이를 돌보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울고 보챈다고 해서 스마트폰을 주지 말라는 것이다. 차라리 직접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거나 몸으로 놀아 주는 게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에 꼭 필요한 어플리케이션만 남겨두고, 사용 빈도가 적은 것은 삭제하는 게 좋다. 할일이 없거나, 혼자 있을 때 스마트폰을 뒤적거리는 일을 막아야 한다. 수영ㆍ태권도 등 다른 취미를 만들어 주거나 친구들과 함께 뛰어 놀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게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들은 친구나 가족에게 관심을 덜 받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아이와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요리를 만들거나 집안 일을 나눠서하는 등 '관심'이 우리 아이를 스마트폰ㆍ게임 중독으로 부터 해방시킨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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