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1천억 광교신도시 '에콘힐'사업 결국 무산

[수원=이영규 기자]2조1000억원이 투입되는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에콘힐(Econ hill)' 조성사업이 결국 무산됐다. 지난 2009년 3월 대우건설과 산업은행이 이 사업 추진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 에콘힐㈜를 설립한 지 4년3개월만이다.

경기도시공사는 25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에콘힐PF사업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ㆍ부동산 관련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기업어음) 3700억원에 대한 만기연장에 동의하지 않기로 최종 의결했다.

에콘힐PF사업 특수목적법인인 에콘힐㈜이 이날 만기인 ABCP 3700억원을 산업은행에 상환하지 못하면 경기도시공사-에콘힐㈜-산업은행 3자간 대출합의서에 따라 토지매매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된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에콘힐㈜이 사업정상화를 위한 가시적인 자구 노력을 하지 않고 ABCP의 만기연장만 요구하고 있다"며 "만기연장은 월 13억원의 추가적인 이자만 부담시키는 것으로 의미가 없다고 결론냈다"고 말했다.

에콘힐PF사업은 광교지구 남측 42번 국도변 상업용지(일상3)와 주상복합용지(C3, C4) 11만7000여㎡에 지하 5층∼지상 68층의 주상복합건물을 비롯해 문화ㆍ유통ㆍ업무 복합단지를 2021년까지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토지비 7900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2조1000억원이 투입된다. 에콘힐㈜은 2009년 3월 사업부지(11만7511㎡) 소유주인 경기도시공사와 7900억원에 토지매매계약을 맺고 계약금 790억원을 냈다.

이후 경기도시공사가 제공한 토지중도금반환채권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3700억원을 대출받아 토지비 중도금을 냈지만, 추가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경기도시공사는 에콘힐PF사업 부지에 대해 지주공동사업이나 일반매각으로 사업방식을 변경해 개발할 방침이다. 지주공동사업은 경기도시공사가 토지를 제공하고 건설사는 건설비만 부담하는 방식이다.

경기도시공사는 에콘힐과의 계약해지에 따른 반환금 상환 부담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해 말 광교신도시 분양대금으로 확보한 자금 때문이다.

앞서 경기도시공사는 지난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에콘힐이 특별한 입장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ABCP의 만기연장만 요구한다면 연장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