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軍 '8중대'와 성범죄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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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최초의 한국군 여군은 해병대에서 탄생했다. 이들 126명은 육군의 여군 창설일(1950년 9월 5일)보다 6일 빠른 1950년 8월 30일에 해병대에 입대했다. 63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이제 군대는 남자만의 공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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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1개교, 해군 4개교, 공군 2개교 등 117개교에서 학군사관후보생(ROTC)을 선발하고 있다. 이들 대학교의 ROTC 여자사관후보생 평균경쟁률은 6.9대 1로 남학생 2.7대 1보다 높다. 숙명여대, 성신여대 등 여자대학교 ROTC경쟁률은 7대1이 넘는다.


대학을 사관학교로 선택한 여성들의 경쟁률은 더 치열하다. 육군사관학교는 40.4대1, 해군사관학교는 58대1, 공군사관학교는 47대 1이다. 여기에 군당국은 여군들의 우수인력확보를 위해 여군간부(장교ㆍ부사관)채용을 늘려 2020년까지 여군간부 비율을 5.6%로 확대하는 계획을 2016년에 조기달성할 예정이다.

여군들은 남성이 독차지하고 있던 자리도 꿰차고 있다. 해군에서는 지난해 1월 홍유진, 안효주 대위가 여성 처음으로 해상지휘관을 임명받았다. 공군은 황윤지, 박지연, 편보라, 박지원 등 첫 여군조종사 영관장교를 탄생시켰고 육군은 윤가희 소위가 여생도로는 처음으로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졸업했다. 최초 여군들이 입대한 해병대는 처음으로 영관급 계급장을 단 여군을 배출하기도 했다.


군당국은 우수한 여군이 늘어나고 있으니 즐거울까. 속마음은 전혀 아니다. 군내 성범죄가 늘어나는 가운데 정례적인 성교육 말고는 마땅한 대책을 마련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발생한 육군사관학교 성폭행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정예장교를 배출한다는 육사조차도 그동안 성희롱 예방, 성군기 사고 예방 등을 주제로 일년에 한두차례씩 연례적으로 진행한 강좌가 전부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군에 대한 정책이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육사는 박종선 예비역 중장이 교장이었던 지난 2011년에 여군중대를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다. 각 학년 여생도를 모아 '8중대'를 만들었다. 8중대는 남생도와 별도로 생활관을 만들어 사용했고 여생도들을 위한 여자훈육관도 배치했다. 8중대는 1년간 실험기간이 정해진 시한부정책이었다.


이때문에 성폭행사건으로 옷을 벗은 박남수교장(예비역 중장)은 지난해 12월 8중대를 해체했다. 해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중에 또 하나는 육사출신 현역장교와 육사 생도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이들은 "육사를 졸업하면 어차피 남군과 임무를 수행해야하는데 규율이 엄격한 학교에서 남군과 어울리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일리 있는 말이다. 현역으로 근무하는 한 여성장교도 "지휘관들은 회식자리에서 여군장교들을 맨 끝자리에 앉힌다"며 "성추행 등을 사전에 예방하자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처음부터 장교가 아닌 남녀로 구별해 대화조차 배제되는 것에 서운함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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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수 교장도 이런 점을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비단 박남수 교장만의 고민만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는 물론 나아가 우리 군이 고민해야한다.


곧 육군에서 여군에 대한 성범죄 방지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군당국은 이 대책을 '눈가리고 아웅식' 대책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우리 군이 안고 가야할 대책으로 만들어야 한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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