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43% '90엔도 괜찮다'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최근 엔화 가치가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지만 대다수 제조업체는 환율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잡아 변동성 확대가 일본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의 신용조사업체 도쿄상공리서치(TSR)가 도쿄 증시 1ㆍ2부 상장 제조업체 143곳의 올해 설정 환율을 조사해본 결과 달러당 90엔이 62개사(43%)로 가장 많았다.
조사대상의 79%인 113개사는 달러당 90∼95엔을 예상하고 있다. 100엔으로 설정한 기업은 두 곳에 불과하다.
엔ㆍ달러 환율은 최근 93엔대에서 98엔대를 넘나들며 높은 변동성을 보여왔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14일 9시 34분 현재 95.14엔을 기록 중이다.
지난 11일 일본 중앙은행(BOJ)이 장기 금리 상승에 대한 조치를 내놓지 않자 엔화 가치가 올랐지만 여전히 대다수 제조업체의 설정 환율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에 따라 예상 환율을 대폭 바꾼 기업이 많다. 하지만 환율을 보수적으로 설정한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현 환율보다 낮은 수준의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TSR는 "주요 제조업체들이 설정 환율을 1년 전보다 대체적으로 높게 잡고 있다"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잡은 기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TSR는 이에 따라 앞으로 엔화 약세 국면이 지속되면 기업은 설정 환율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만 엔ㆍ달러 환율을 보수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 재무성 재무관(차관급)으로 근무하던 1990년대 후반 외환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미스터 엔'으로 불렸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는 엔화가 추가 약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엔ㆍ달러 환율이 100엔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본다.
지난달 중순 일본 증시의 버블과 엔화 상승 반전을 정확히 예측한 사카키바라 교수는 "엔화 가치가 100엔 부근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도 일본 제조업체들의 설정 환율보다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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