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원전 비리' 사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강도 높은 질책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과거의 비위를 신고하는 익명의 제보가 잇따르면서 원전 당국이 폭풍전야에 휩싸였다.


정부가 원전 비리를 제보하는 사람에게 최고 1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자진신고 시 법적 책임을 덜어주기로 하면서 뒤늦게 제보가 쇄도하는 분위기다. 추후 조사가 본격화되면 사안의 경중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기술 뿐 아니라 공직사회 전체로까지 원전비리 파문의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2일 원전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품질보증서 위조 사건이 터진 이후 한수원이 가입한 익명의 제보 시스템 '레드휘슬(Redwhistle)'을 통해 접수된 원전 비리는 2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신고리 원전 1ㆍ2호기와 신월성 1ㆍ2호기의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이 원자력안전위원회 신문고를 통한 제보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수면 아래에 있는 원전 비리를 추가로 밝혀낼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레드휘슬은 보안과 익명을 보장하는 반부패 시스템을 운영하는 업체로 현재 100여개의 기업과 금융기관 등이 가입돼 있다. 제보자의 인터넷 IP나 스마트폰 등을 역추적할 수 없도록 해 익명을 보장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 원전 비리에 대한 익명의 제보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한 데다 제도적인 뒷받침까지 속속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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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원전 비리 문제가 과거 정부에서 왜 해결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밝혀낼 필요가 있다"며 작심 발언을 했다. 같은 날 국무총리실은 관계 부처 차관 회의를 열고 원전 비리를 제보할 땐 최고 10억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 제보자는 공익신고자보호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도 경감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원전 비리 수사의 초점은 '현재'보다는 '과거'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자칫 책임소재가 공직사회로까지 번질 때에는 사태가 일파만파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원전 당국 관계자는 "과거 비리와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자들이 최근 책임을 졌는데 이것으로 끝날 분위기가 아니다"면서 "누군가는 (보여주기성)책임을 지게 될 것 같다는 얘기가 돌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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