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위원회도 많은데…정치권 또 '위원회'욕심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여야 지도부가 정국현안 해법을 위해 제안한 각종 위원회 설치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기존과 중복되거나 실현가능성이 적은 제안의 남발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 4일과 5일 각각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제안한 위원회는 총 6개다. 최 원내대표는 창조경제의 컨트롤타워로 대통령 직속 창조경제위원회 설치를 제안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조속히 발족시켜 갈등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한길 대표는 갑을(甲乙)관계 정상화를 위해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경제단체,노동단체들이 참여하는 사회적대타협위원회를 제안했다. 원전안전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직속 장관급의 원자력안전위원회, 국회안에 원전안전대책특위 설치를 요구했다. 아울러 국회 안에 역외탈및 조세도피에 대한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안전한 보육과 저출산 사회 극복을 위한 특별위원회도 설치를 제안했다.
여야는 상대 당의 제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반대입장이 우세하다. 민주당의 제안과 관련, 여권 고위관계자는 7일 "갈등을 조정하자는 사회적대타협위원회는 대선공약이고 당이 조속한 출범을 촉구하는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차이가 없다"면서 "검찰이 수사중이거나 상임위 차원에서 논의할 수있는 사안을 모두 특위에서 다룰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대통령직속 창조경제위원회 제안은 당정간에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정부에서 창조경제의 컨트롤타워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맡고 있고 정부는 범정부차원의 창조경제 태스크포스(TF)를 가동중이다.
여기에 같은 당 조해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에서는 범정부 차원의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의 종합ㆍ조정기능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총리실에 '정보통신 전략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한 부처 관계자는 "대통령, 총리실에 위원회를 만들고 각부처, 미래부에서 모두 창조경제를 다룬다면 옥상옥이 될 수 밖에없다"고 말했다.
위원회 남발에 대한 여론의 비판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지난 5월 31일 여야합의에 따라 국회 내에는 동북아역사왜곡특위(위원장 새누리당)와 남북관계발전특위(위원장 민주당)가 새로 만들어졌다. 여야가 이미 합의해 가동중인 7개 특위(태안유류,예산재정개혁,정치쇄신,방송공정성,평창동계,사법개혁, 민간인사찰국정조사)를 포함하면 특위만 9개다. 18개 상설위원회(16개 상임위,2개 특위)의 절반에 이른다.
야당이 요구한 3개 특위를 설치하면 특위 숫자는 11개로 늘어난다. 더구나 윤리특위는 물론 방송공정특위, 민간인사찰국조특위 등 일부 특위는 활동이 극히 저조해 개점휴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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