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싱크탱크 "유럽 세금 늘면서 지하경제 커져"
IEA "금융위기→정부지출 증가→세금 인상→지하경제 확대→정부 세수 감소→세금 인상 '악순환' 지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로존 금융위기 후 유럽의 세금 부담이 늘었고 이 때문에 유럽 지하경제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영국 싱크탱크인 '경제문제연구소(IEA·Institute of Economic Affairs)'는 '지하경제(The Shadow Economy)'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하며 세금 부담을 낮추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 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 재정 지출은 늘었고 이는 세금 인상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한 조세 저항은 커졌고 결과적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상실, 지하경제가 커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특히 위기가 컸던 남유럽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하경제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의 지하경제 규모는 GDP 대비 24%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탈리아의 암시장 규모도 21.6%로 확인됐다. 반면 덴마크·스웨덴·노르웨이 등의 지하경제 규모는 13~14%로 낮았고 네덜란드는 9.5%에 불과했다.
지하경제가 커지면서 되레 세금 탈루 규모는 확대됐고 이는 정부 조세 수입이 감소와 또 다시 세금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을 낳았다.
따라서 IEA는 지하경제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세금 부담을 줄이는 것이 근원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역으로 세금 부담을 줄이면 지하경제 종사자 숫자가 줄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과 조세저항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정부 세수 증대는 물론 되레 세율을 더욱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요하네스 케플러 대학의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교수와 셰필드 대학의 콜린 윌리엄스 교수는 "정부가 지하경제를 근절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 실질적으로 세율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IEA는 유럽연합(EU) 내에서 지하경제 고용 규모가 30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4800만명까지 늘 수 있다고 덧붙였다.
IEA는 특히 EU는 전체 노동비용에서 비급여(non-wage)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체 노동비용에서 비급여 비용은 평균 39%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IEA의 필립 부스 편집이사는 "지하경제에는 보모나 건물 정비에서부터 불법으로 주류나 담배를 거래하는 행위들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어디에나 지하경제는 존재한다"며 "심지어 노동시장 규제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스위스의 지하경제 규모도 GDP 대비 8%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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