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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총재의 곰탕에 파 얹어준 경제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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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출범 100일, 현오석-김중수 곰탕 회동을 곱씹어보다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장준우 기자] 75년 동안 곰탕을 우려낸 밥집.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4일 첫 회동의 장소로 명동 하동관을 골랐다.

새 정부 출범 100일 맞은 이날, 우려낼 수록 깊은 맛이 나는 곰탕집을 고른 건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이었다. 양쪽 참모들은 "두 수장의 입맛과 음식의 특성, 아울러 곰탕이 상징하는 서민경제의 의미를 두루 고려해 곰탕집을 택했다"고 말했다.
보슬비 속에 한 발 앞서 도착한 건 선배인 김 총재였다. 7시 27분쯤 도착한 김 총재는 현관 앞에서 현 부총리를 기다렸다 반갑게 맞았다. 편안한 노타이 차림으로 만난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눈 뒤 아침 식사 하는 시민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특곰탕 두 개가 주문됐다.

뜨끈한 곰탕이 나오자 현 부총리는 김 총재의 곰탕에 파를 얹어주면서 식사를 권했다. 현 부총리는 김 총재의 경기고·서울대 3년 후배다. 나란히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자리를 넘겨받기도 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왼쪽)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서울 명동의 한 곰탕집에서 조찬회동을 가졌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왼쪽)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서울 명동의 한 곰탕집에서 조찬회동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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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초 기준금리 문제로 삐그덕거린 두 사람의 만남은 선진국의 출구전략 움직임 속에 이뤄져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하반기 경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6월13일)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관심거리였다. 현장에는 4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두 사람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배석자 없이 마주 앉은 두 사람은 일자리 문제로 말문을 열었다. 현 부총리는 지난달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출장 당시 오간 대화를 소개하면서 "영국과 스웨덴 등 다른 나라들도 시간제 일자리를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고용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률을 올리려면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김 총재도 "여성인력 활용은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현 부총리의 말에 동의했다.

불과 두 달 전 두 사람 사이에 오가던 냉기류는 떠올리기 어려웠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전인 지난 4월, 두 사람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나란히 옆자리에 앉았지만 어색한 장면이 연출됐다. 따로 만나 식사한 번 함께할 법도 했지만, 양쪽 모두 "회의장에서 보는데 굳이 양자회동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조찬 회동은 취재진이 자리를 피한 뒤에도 약 한 시간 동안 계속됐다. 오전 8시 30분께 식사를 마치고 나온 현 부총리는 "정부와 한은이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상황을 긴장감있게 지켜보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하반기에 여러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면서 "(상반기에 추진한)경제 정책의 효과가 잘 나타날 것인지, 점검할 것은 없는지 중앙은행에서도 정부에서도 평가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덧붙였다. 현 부총리는 이어 하반기에도 "한 달에 한 번쯤은 시간이 맞는 날 만나 다른 메뉴로 식사를 함께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총재도 "대외적인 변화에 대해 얘기해보니 (현 부총리와)같은 생각인 걸 확인했다"면서 "현 부총리가 말한 긴장이라는 표현이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그는 "대외적인 환경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 갈 수 있으니 긴장하며 유연하게 대처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박연미 기자 change@
장준우 기자 so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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