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판매 방해 안하면서 태블릿 판매 늘려라"…'솔로몬 해법' 고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태블릿이냐 PC냐, 그것이 문제로다'
태블릿과 PC 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고민에 빠졌다. 세계적으로는 삼성전자의 태블릿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등 태블릿 성적이 부진한 일부 지역에서는 판매 전략을 세우기 위한 셈법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태블릿이 PC의 대체재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를 강조하는 판매 전략을 세우고 싶지만 같은 사업부 안에 있는 PC를 사지 말라고 하는 셈이 돼 전략을 세우는데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태블릿은 PC 시장을 잠식해 올해 데스크톱을 제치고 2015년 노트북 판매량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태블릿을 PC의 대체재로 마케팅하는 게 시장 상황과도 들어맞는 셈이다. 애플은 처음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장악한 PC 시장을 흔들기 위해 태블릿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고 아이패드를 PC의 대체재로 포지셔닝하며 태블릿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PC 사업 측면에서는 시너지가 크다. 오는 20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리는 갤럭시S4 미니 발표 행사에서 아티브 PC까지 함께 선보이는 공동 마케팅을 통해 삼성전자 PC를 글로벌 시장에 널리 알릴 수 있어서다. 그러나 PC와 태블릿 개발·마케팅 인력들이 분리된 가운데 태블릿 판매 전략 담당자들은 시너지 못지 않게 고민도 적잖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의 태블릿 판매량은 늘어나는 추세지만 판매량이 부진한 지역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태블릿 마케팅 담당자 쪽에서는 PC 판매 전략과 상충되지 않는 태블릿 판매 전략을 세워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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