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척추 통증, 방치했다가 '꼬부랑 허리' 된다"

골다공증 환자, 척추골절 발생하기 쉬워..경미한 통증도 검사해야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주부 이명선씨(57)는 지난 겨울에 크게 기침을 하다가 허리에 미약한 통증을 느꼈다. 휴식을 취하고 파스를 붙였더니 통증이 줄어들어 안심하고 었는데, 얼마 전부터 또다시 통증이 느껴지고 등이 점차 앞으로 굳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병원을 찾은 이씨는 척추미세골절을 치료하지 않아 척추가 굽는 척추후만증 진단을 받았다. 또 일반인보다 골절이 쉽게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허리가 구부러지는 것을 당연한 현상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60대 이후 노년층이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허리가 조금씩 굽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40~50대에도 허리가 굽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척추미세골절을 방치해서 생긴 척추후만증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미세골절은 외부충격 때문에 척추가 주저앉는 척추압박골절의 한 형태로 엑스레이 촬영에서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게 척추에 골절이 생긴 상태다. 통증이 없다고 내버려두면 골절된 부위의 척추가 점점 내려앉으면서 앞으로 굽어 키가 줄어드는 척추후만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상태로 허리가 굳어버리면 소위 '꼬부랑 허리'가 되어 허리를 꼿꼿하게 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거나 골감소증이 생기기 쉬운 폐경기의 여성이라면 기침 등 일상생활 속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척추골절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척추관절 전문 구로예스병원에서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동안 내원한 45세 이상 여성 골다공증, 골감소증 환자 306명 중에서 46.4%(142명)가 척추압박골절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따라서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 진단을 받은 환자가 원인 모를 허리 통증이 계속된다면 척추미세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충격을 받은 부위에 가벼운 요통이 느껴지거나, 누웠다 일어나는 등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성주용 예스병원 원장은 "척추미세골절은 초기에 발견할 경우 보조기를 착용하고 소염제를 복용하면서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호전되지만, 병을 방치해서 척추의 불안정성이 심해지고 신경 압박으로 인한 마비까지 동반된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방법으로는 경피적 척추체성형술(PVP)이 있다. 골절된 척추뼈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긴 바늘을 이용해 뼈 시멘트를 주입하는 수술이다. 골절된 척추의 안정성 회복과 통증 감소 효과가 있다. 수술 후에는 규칙적인 체중관리과 근육강화운동을 통해 뼈가 잘 아물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며,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김보경 기자 bkly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