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가구명가 보루네오에 대체 무슨 일이…
퍼시스 잡는다더니 노사갈등·경영진 내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50년 가구명가 보루네오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창립 50주년이 되는 2016년까지 글로벌 가구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거창한 포부를 내놨던 보루네오는 노사 간 갈등은 물론 경영진마저 반목하고 있는 상태다.
보루네오의 내분이 처음 드러난 것은 지난 20일 빈일건 대표가 갑자기 해임되면서부터다. 안섭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보루네오를 운영해 왔던 빈 전 대표는 가정용 가구와 재무, 생산 등의 파트를 도맡아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던 터라 난데없는 해임 배경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회사가 제시한 표면적 해임 이유는 가정용 가구의 부진이었지만 취임 1년도 안 된 CEO를 실적 때문에 해임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지난 해 보루네오의 가정용 가구 매출은 22% 신장해 사실과도 거리가 멀었다. 사측은 "이익율이 다소 낮아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지만, 해임의 이유가 되기에는 크게 부족했다.
노조는 해임 이유를 다르게 설명했다. 사측의 무리한 자금 유치에 반대하다 '팽' 당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두형 노조위원장은 입장 표명 자료를 통해 "빈 전 대표는 대규모 투자 유치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회사를 더 큰 어려움에 빠지게 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며 "이에 이사회는 투자사가 빈 전 대표의 해임을 전제 조건으로 걸었다는 황당한 사유로 해임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빈 전 대표와 통화를 시도한 결과 "공시를 보고 해임당한 것을 알았다"며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내가 사임해야 한다고 하기에 거절했더니 이사회를 열어 바로 해임을 결정했다"고 속사정을 밝혔다. 노조 측의 설명과 얼추 일치한다. 하지만 사측은 빈 전 대표와 노조가 결탁해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빈 전 대표의 해임은 사업 부진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것.
해임 사태는 이제 노사가 서로를 고소하고 비난하는 등 점점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는 안 대표를 비롯 기존 경영진과 대주주 에이엘팔레트를 빈 전 대표 해임과 경영파탄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이미 지난해 감사가 끝난 사항에 대해 노조가 말도 안 되는 혐의를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노조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키로 했다.
노조는 다시 이에 대해 "횡령·배임 외 임금체불 건에 대해서도 추가로 고발할 것"이라고 맞서는 상황.
임직원들 사이의 신뢰관계도 깨졌다. 빈 전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 이사진을 '기업사냥꾼들'이라고 비난했고, 사측은 이에 대해 "원색적인 표현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해왔다. 사측 IR관계자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사 CEO던 빈 전 대표에 대해 "나간 사람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폄하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상호 신뢰를 통해 강력한 윤리경영을 하겠다'던 보루네오지만 정작 윤리·신뢰와는 정반대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오는 2016년까지 라이벌 기업인 퍼시스를 잡고 글로벌 가구기업으로 성장하겠다던 빈 전 대표의 로드맵도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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