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예탁금이자 못빼돌린다

이용료율 산정기준 마련키로
개정안, 의견수렴 거쳐 이르면 8월 시행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앞으로 증권사들이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을 산정하는 내부 기준을 마련하게 돼 관련 논란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이 예탁금 이용료율에 대한 합리적 산정 기준을 마련하도록 규정을 개정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증권사가 예탁금에 대해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이용료율을 임의로 정하고 있었는데, 이 관행에 대해 당국이 제동을 건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감사원 지적에 대한 후속 대책으로 감사원은 지난해 증권사들이 예탁금을 이용해 고객돈 5500억원을 편취했다고 지적하고 금융당국에 제도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금융투자업 규정을 개정한다고 입법예고했다. 규정에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을 각 증권사가 합리적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입법예고된 개정안은 의견수렴과 규제개혁위원회 등을 거쳐 8~9월께 시행된다.

시행 시기에 맞춰 금융투자협회는 협회 규정을 개정해 각 증권사들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합리적으로 산정할 수 있는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할 생각이다. 인건비, 전산비용, 예금보험료 등을 원가로 처리하고 나머지를 투자자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예시하면서 증권사들이 내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을 돕겠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각 증권사가 예탁금 이용료율을 정하는 기준을 마련토록 하기 위한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이라면서 "다만 예탁금 이용료율도 일종의 '가격'으로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강제로 특정 수준을 제시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에 위배될 수 있어 산정 기준만을 제시해 업계가 합리적으로 내부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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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투자자가 증권사에 넣어두는 돈이다. 증권사는 이렇게 투자자가 넣어둔 돈을 모아 증권금융 등에 예치하고 이 돈에 대한 이자를 챙긴다. 투자자는 대신 증권사로부터 일정 수준의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를 받는다. 넣어둔 돈에 대해 받는 일종의 이자인 셈이다. 이때 증권사가 증권금융 등으로부터 받는 이자가 투자자에 지급하는 이용료율보다 지나치게 높고, 일정한 산정 기준이 없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지난해 2월 증권사들이 투자자에게 돌아갈 이익 5500억원 가량을 편취했다고 지적하고 금융당국에 이를 개선토록 요구한 바 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2년 동안 증권사들이 예탁금을 이용해 얻은 이익 8300억원 가운데 2800억원만 투자자들에게 돌려줘 투자자에게 돌아갈 이익을 가로챘다는 것이다. 증권사가 예탁금을 통해 얻은 이익은 투자자들이 낸 돈으로 번 것이니 전산비용, 인건비 등 원가를 제외한 돈은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감사원의 논리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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