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점유율 51%, 보험·증권 줄줄이 하락…빈익빈부익부 현상 뚜렷해져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퇴직연금을 둘러싼 금융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은행의 퇴직연금 가입 유치 규모가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절반을 넘어선 반면 보험권역의 점유율은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다.


퇴직연금시장, 은행 점유율 첫 50%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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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점유율은 지난해 3월 대비 2.5%포인트 증가한 51%를 기록했다. 전체 적립금 68조7350억원 가운데 은행권역은 35조236억원을 차지했다. 특정권역의 점유율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5년 12월 퇴직연금제도 의무 시행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증권부문의 점유율은 일제히 떨어졌다. 증권권역의 적립금은 지난해 3월 9조7257억원에서 올 3월 말 현재 12조932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18.8%에서 17.6%로 낮아졌다.


생보권역은 같은 기간 25.0%에서 23.7%로, 손보는 7.7%에서 7.5%로 점유율이 각각 떨어졌다. 특히 생보는 2008년 3월말 43.2%로 은행(39.3%) 보다 높았지만 다음해인 2009년부터 뒤처지기 시작했다.

퇴직연금 운용주체 가운데 하나인 근로복지공단은 4인 이하 영세사업장에 대한 높은 접근성, 저렴한 수수료 등을 바탕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8.8%의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적립금 규모가 1223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은행권역이 퇴직연금 적립금 확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데는 다른 권역에 비해 신뢰도가 높은데다 저금리 환경 지속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각 기업 퇴직연금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퇴직연금 위탁 기준'을 묻는 질문에 '금융기관의 평판과 거래 관계'라고 답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퇴직연금 운용실적'을 선택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연금 자체가 실직을 대비하다보니 고위험 고수익 보다는 안정적인 운용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면서 "이 같은 측면에서는 은행이 가장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93.4%가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원리금보장상품에 연동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입장에서 퇴직 때 받을 급여가 정해져 있는 확정급부(DB)형의 경우 원리금보장형 선택 비중이 98.4%에 달했다. 실적배당형은 1.6%에 불과했다.


보험권역에서는 은행의 '꺾기'관행이 퇴직연금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중견 및 중소기업의 경우 은행이 대출심사 등을 무기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얘기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은행 일선 지점의 경영평가에 퇴직연금 실적도 포함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금융당국의 강력한 꺾기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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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판도를 흔드는 대기업의 퇴직연금 가입이 마무리 단계에 놓여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퇴직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만3488개 업체, 임금근로자 437만7000여 명이 가입해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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