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증권, 보험 등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계열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손해보험인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손보는 퇴직연금 적립금 7163억원 가운데 계열사 물량이 93.9%에 달했다. 롯데그룹 직원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돼 있다는 얘기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인 HMC투자증권은 4조1045억원으로 전체의 91.0%를 차지했고, 현대중공업 계열인 하이투자증권도 9709억원으로 81.9%를 기록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도 각각 55.1%, 44.4%로 비중이 높았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막기 위해 지난 11월 일부 감독규정을 개정, 퇴직연금 적립금의 계열사 비중 공시를 의무화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국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각 협회는 지난해 3분기 수치부터 홈페이지에 공시하고있다. 모범규준을 통해 계열사 비중이 절반을 넘지 않도록 하는 '50%룰'도 있으나 강제성은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하고자 공시토록 한 것"이라면서 "계열사의 상품만 많이 권하는 곳은 소비자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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