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와 매킬로이는 '직선', 박인비와 최나연은 '스마일'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프로선수들은 골프공으로도 개성을 표현한다.
자신만의 마크다. 일단 동반자의 공과 구분하기 위한 목적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동반자가 친 공이나 옆 홀에서 넘어온 공과 자신의 공을 구분하기 위해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프로골프투어에서도 비슷한 위치에 떨어진 남의 공으로 플레이해 실격 당한 사례가 있다. 바로 '오구플레이'다. 선수들은 여기에 특별한 마크를 그려 넣어 우승을 기원하는 부적(?)의 역할을 더한다.
선수들은 물론 계약사에 0 또는 9 등 자신이 선호하는 숫자를 따로 주문하기도 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넘버 1'이라는 의미에서 한동안 1번만을 애용했다. 요즘에는 아예 'TIGER'라고 인쇄된 공도 사용한다. 최근 발매된 국산 골프공 넥센의 세인트나인은 원숭이와 사자 등 9가지 동물 모양 캐릭터를 그려 넣어 관심을 끌었다. 기분에 따라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도록 색채심리학을 가미했다.
선수들은 이왕이면 개성까지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한 표시를 한다. 라운드 전날 마크를 하면서 경기가 잘 풀리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셈이다. 남자 선수들은 보통 점이나 선을 그려 퍼팅라인을 정렬할 때도 활용한다. 골프공 메이커들이 아마추어골퍼들을 위해 번호 옆쪽에 굵은 선을 그려 생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을 넣어 마음대로 선을 그릴 수 있는 도구도 상품화 됐다.
여자 선수들은 보다 화려하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ㆍKB금융그룹)는 경기 당일 기분에 따라 다양한 표정의 노란색 스마일 스티커를 붙인다. 이니셜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최나연(26ㆍSK텔레콤)은 NYC를 쓰고 깜찍한 웃음마크를 곁들인다.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A와 I 가운데 별을 그린다. '국내파'로는 양수진(22ㆍ넵스)의 공이 유명하다. 미술적인 재능을 발휘해 깜찍한 만화영화의 캐릭터 등을 직접 그려낸다.
손은정 기자 ejs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