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주가는 실적의 그림자'라는 말이 있다. 투자심리, 재료, 수급에 앞서 눈에 보이는 실적을 투자의 주된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교과서적인 원칙이 '테마'와 만나면 무너질 때가 많다. 현재 벤처열풍을 타고 불고 있는 창투사주만 해도 그렇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창업투자사들의 주가는 올들어 급등세를 보였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올들어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50.7%나 뛰었다. 제미니투자도 40.6% 올랐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23.55% 올라 동전주에서 탈피했다. 엠벤처투자(22.14%), 대성창투(19.15%)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전날 박근혜정부가 벤처기업 활성화에 5년간 3조원의 돈을 쏟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관련기업들의 주가는 보란듯이 급등했다. 정부의 친벤처 정책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창업투자회사에 수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이들 상장사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이라는 결론이 쉽게 나온다. 지난해 벤처캐피탈협회 등록 창업투자사의 영업이익은 99개사 평균치가 41억원이었다. 하지만 에이티넘인베스트(-8254만원)와 SBI인베스트먼트(-237억원)는 적자를 나타냈다. 당기순이익도 업계 평균치는 2억원 수준이었으나 에이티넘인베스트는 9990만원, SBI인베스트먼트는 282억원의 손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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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 테마도 있다. 창투사주(株) 테마에 편입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우리기술투자, SBI글로벌, 큐캐피탈은 '창업투자회사'가 아니라 '신기술사업금융업자'다. 둘은 설립근거와 법령 관할 기관도 다르다.


'희망에 취하지 마라'는 증시격언이 있다. 비판적으로만 보란 얘기가 아니다. 기업가치를 볼 때는 보다 냉정하고 차가운 이성을 작동해야 한다는 소리다. 기업의 펀더멘탈과 실적은 이성을 작동하게 하는 실증적이고 계량화되는 판단기준이다. 테마주 추격매수에 나섰다 쪽박차는 개미들이 새겨들어야 할 증시 격언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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