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Book]마조리 켈리의 "그들은 왜 회사의 주인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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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대 백화점 체인 '존 루이스 파트너십'(JLP)은 백화점 35개와 식료품점 272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2억 파운드(134억 달러)다. 미국 회사로 치면 포춘 500대 기업 중 180위에 해당한다. JLP 주식은 시장에서 아무나 살 수 없다. JLP는 7만6500명의 직원이 100% 지분을 소유한 종업원 소유기업이기 때문이다. JLP의 성공은 종업원 소유제에서 기인한다. JLP는 수십년동안 주요 유통 경쟁사들보다 수익률과 생산성이 항상 높았다. JLP는 매해 이익을 공유하며 직원들은 회사 경영에 공식적인 발언권을 갖는다. 즉 종업원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다."


20세기 자본주의는 공산주의와의 이념 전쟁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곧바로 자본주의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금 세계 경제는 절벽에 다다르기 직전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는 쇠락하는 자본주의의 본질 그 자체다. 이에 비영리 연구 및 컨설팅 조직 '텔루스 연구소' 일원인 마조리 켈리는 오늘날 자본주의 경제 위기를 소유 구조의 왜곡에서 찾는다. 저자는 대담한 어조로 삶의 현장에서 지평을 넓혀가는 대안경제 시스템을 우리 경제 안으로 끌어와 새로운 미래를 열자고 제안한다.

이번에 내놓은 켈리의 저술 '그들은 왜 회사의 주인이 되었나'는 현대판 귀족주의를 고발한 저술 '주식회사 이데올로기'의 후편 격이다. 이 책은 세계 10억 인구의 삶을 바꾼 대안경제 시스템, 즉 모두가 행복한 대안기업 설계 로드맵을 제시한다. 이전의 책이 자본주의 폐해, 대중의 각성을 얘기했다면 이번엔 협동과 공생으로 가는 새로운 소유 모델을 통해 변화된 인식의 지평을 보여준다.


세계 경제 위기 이후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새로운 대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켈리도 그 중의 한사람이다. 이 책 또한 경제 도서의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당분간 출판계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켈리는 경제 위기 해법을 기업 소유 구조의 다양성에 찾고 있다. 독점적 경제 시스템의 해법으로 협동조합, 종업원 소유기업, 종업원 경영참여기업, 지역공동체 은행, 코하우징 등 다양한 대안적 소유 모델을 꼽는다.

즉 주식회사들은 시장의 건전한 발전, 나아가 경제 생태계를 파괴하는 '황소개구리'들이다. 이런 황소개구리들의 양육강식과 성장중독이 더욱 위기를 만들고 있다. 황소개구리는 삶의 터전이 부서지는데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저자는 굳이 주식회사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주식회사 일변도인 기업 구조에서 탈피, 다양한 형태의 소유 형태가 어울려 사는 기업생태계를 탐색한다.


저자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다양한 소유 구조, 공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직접 다양한 현장을 찾는다. 이는 금융 위기 이후 자본주의 시스템을 점검하는 책들과 차별적인 부분이다. 새로운 소유가 작동하는 현실을 찾아 그 현실에서 볼 수 있는 희망과 한계를 이야기한다. 이에 저자는 설득하기보다는 논증에 집중한다. 모기지에 한 가정이 결국 어떻게 파산했는 지, 그리고 파산 이후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 지를 추적하면서 망가진 자본주의의 최후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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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또다른 대안적 소유방식에 눈을 돌려 협동조합식 소유 모델을 통해 이동주택 거주민이 토지를 공동 소유하게 된 거주민공동체, 1975년 설립 이래 성장 대신 지속에 초점을 맞춰 운영해온 종업원 소유기업 '사우스 마운틴' 등을 통해 상생하는 소유구조를 살펴 본다. 이어 존 루이스 파트너십, 매출 110억달러에 이르는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 1700 농장주들이 주인인 협동조합 오가닉밸리 등의 조직운영 방식과 구성원의 삶, 종업원과 회사의 조화를 통해 대안을 찾고 있다.


그것은 '또다른 방식의 미래'다. 바로 그 미래에 대해 꿈꾸고 결정할 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그들은 왜 회사의 주인이 되었나'/마조리 켈리 지음/제현주 옮김/ 복돋움 출간/값 1만5000원>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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