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수십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아 이름까지 공개된 악성 체납자 A씨. 국세청은 3명으로 전담팀을 꾸려 A씨와 그의 가족을 밀착 감시했다. 그 결과, 자녀는 해외유학 중이고 본인은 고급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파악했다. 고의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국세청은 수개월 간 A씨의 소득을 추적하고 소송까지 벌인 후 20억원에 달하는 체납 세금을 확보했다.


▲김덕중 국세청장

▲김덕중 국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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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세금을 체납한 채 다른 사람 명의로 재산을 숨겨놓은 '악질 체납자'들에 대한 과세당국의 추적에 가속이 붙었다. 국세청은 지난해 2월 악질 체납자들이 숨겨 놓은 재산을 찾아내 체납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이들을 전담 관리하는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을 신설했다. 무한추적팀은 지난 한 해 고액 체납자들의 은닉재산을 추적한 끝에 1조원이 넘는 체납 세금을 징수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국세청은 8일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이 지난해 은닉재산을 추적해 1600여명으로부터 1조17억원의 체납액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 중 4000억원 가량은 현금으로 징수하고, 나머지 6000억원은 재산을 압류하거나 소송 등을 통해 채권으로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고의적ㆍ지능적으로 세금 납부를 회피한 체납자와 이를 방조한 친ㆍ인척 등 110명은 검찰에 고발했다.


무한추적팀의 활동은 고액 체납자들이 많은 수도권 지역에서 활발했다. 서울지방국세청 4519억원, 중부지방국세청 3654억원 등 수도권에서 작년 징수액의 80%가 넘는 8173억원을 거둬 들였다. 부산청(712억원), 대구청(414억원), 대전청(401억원), 광주청(317억원) 등 4개 지방국세청에서도 2000억원에 가까운 체납 세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전국 각 지역에서 발로 뛴 무한추적팀 직원은 200명 남짓이다. 이들이 확보한 세금이 1조원이였으니, 한 명당 50억원 꼴로 체납 세금을 거둬들인 셈이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끌어내자 국세청은 지난 2월 무한추적팀을 확대 개편했다. 기존 17개반 192명에서, 24개반 289명으로 인력을 100명 가량 늘렸다.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은 김덕중 국세청장이 당시 본청 징세법무국장 시절 만든 조직이다. '무한추적'이란 이름에서 드러나듯 은닉재산 추적에 대한 김 청장의 의지가 실려 있다. 이 팀은 고액 체납자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 인물들 동선까지 들여다 볼 정도로 치밀하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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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자체적으로 '은닉재산 추적 프로그램'도 개발해 체납액 징수에 활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엔 체납자들의 연령대, 사업형태, 체납형태 등 유형별로 분석한 자료들이 담겨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재산 은닉의 유형별 분석을 통해 더욱 효율적으로 추적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28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사에서 열린 '숨긴재산 무한추적팀' 발대식에서 팀원들이 불법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공정세정을 구현하겠다는 내용의 선서를 하고 있다.

▲지난해 2월 28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사에서 열린 '숨긴재산 무한추적팀' 발대식에서 팀원들이 불법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공정세정을 구현하겠다는 내용의 선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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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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