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봄날의 향기 알리는 '매화'" 성영록 개인展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은은한 향으로 봄을 알리는 매화가 활짝 피었다. 금박이 박힌 얇은 종이인 '냉금지' 위에 엷은 채색물감이 스며들어 있다. 아스라이 보이는 산들과 촉촉히 내리는 금비들이 차분히 내려앉는다. 하얗고 붉은 꽃잎들과 금빛 가지를 지닌 주인공 매화가 의연히 모습을 드러낸다.
2010년 5번째 개인전 이후 3년만에 선보이는 성영록 작가의 전시에서 볼수 있는 매화그림들이다. 이번 작품은 성 작가의 여행경험이 바탕이 돼 만들어졌다. '그리움, 아름답게 기억되다'란 제목을 가진 이 전시는 화가가 이른 봄 짧은 기간 마주할 수 있는 매화의 아름다운 향기와 감성을 담아냈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고요함과 휴식같은 이미지가 녹아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미술평론가인 박옥생 박옥생미술연구소장은 그의 작품에 대해 "작가는 몇 번의 배접과 아교포수를 통해 고운 바탕을 만든다. 그 위에 봉채를 갈아 모노톤의 수면이 겹쳐지고 번짐이 있는 풍경을 만들고 그 위에 먹과 금분을 사용하여 매화를 그려 넣는다"며 "고전의 주제들이 실제의 사생을 거치고 다시 객체와 합일된 주관성으로 되돌아오고 있는데, 이는 고려불화나 오가타 코린(Ogata Korin, 尾形光琳)의 금선묘 병풍, 카츠시카 호쿠사이(Katsushika Hokusai, 北齋葛飾) 작품 같은 우끼요에의 그라데이션이나 깨끗한 미감과 닮아있다"고 평했다.
이렇듯 작가의 작품제작방식은 전통의 기법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배접의 단계와 깨끗하고 담담한, 풍부한 생명으로 가득한 수면의 겹침은 작품완성까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사실 이러한 겹의 미학은 물질에서 정신으로 나아가게 되는 전통회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 소장은 "성영록은 겸재나 김홍도가 실경을 체험하고 그 사실에 입각한 우리의 산천의 모습들을 화면에 담았듯이, 지리산이나 하동, 광양과 같은 매화 군락지의 매화들을 실제로 체험하고, 그 실재의 모습과 감동들을 화면에 녹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30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갤러리 그림손. 문의 02-733-1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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