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구제금융을 받게 된 키프로스가 부채 등을 줄이기 위해 보유중인 금 4억유로(5916억원) 상당을 매각하는데 국제채권단과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금 시장 투자자들은 키프로스와 국제 채권단간의 이번 합의를 계기로 향후 구제금융 과정에서 금을 매각하는 것이 하나의 선례가 되는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키프로스 정부는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금 대부분을 매각해서 구제금융 등에 보탤 계획이다. 이처럼 보유하고 있는 금을 구제금융 등에 보태는 것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금모으기 운동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FT는 전했다. FT가 확인한 문건에 따르면 "키프로스 정부는 보유중인 금 가운데 초과분에 해당하는 만큼을 매각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지난 3년간 유로존이 부채위기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보유중인 금을 매각하는 나라는 키프로스가 처음이다. 4억유로 상당의 금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키프로스 중앙은행의 보유한 13.9t의 금 가운데 10t가량을 매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구제금융을 매각하는 나라가 금을 매각하는 것은 하나의 선례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바클레이 캐피탈의 귀금속부분장인 조나단 스펄은 "이번 키프로스 정부와 국제 채권단과의 합의가 일종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며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은 그동안 구제금융 과정 중에서도 사용이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HSBC의 귀금속 전문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스틸은 "키프로스 중앙은행의 금 매각은 시장에 심리적인 충격을 안겨주는 일"이라며 "한동안 금 시장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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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키프로스의 한 관리는 이번 금 매각 결정과 관련해 "일회성"이라고 말했다. 또한 애널리스트들도 경제 규모가 큰 다른 나라들이 채무를 줄이기 위해 금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부 유럽들의 경우 대외지급준비자산의 상당부분이 금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가량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2451t의 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대외지급자산의 70%를 넘어선다. 포르투갈의 경우에도 383t의 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대외지급자산의 9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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