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5곳중 1곳 계열사 매매 비중 50% 넘어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지난해 4·4분기(2012년 10~12월) 계열 증권사에 주식 매매를 주문한 자산운용사 5곳 중 1곳이 규제 한도를 넘어서는 수준의 몰아주기 행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분기 계열 증권사에 주식위탁매매 주문을 낸 25개 자산운용사 중 5개 운용사의 계열사 매매 비중이 50%(국내펀드 기준)를 넘었다. 자산운용사는 펀드 운용을 위해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증권사에 주문을 내게 되는데, 이 주문의 절반 이상을 계열 증권사에 몰아줬다는 얘기다.

몰아주기 규제 코앞인데 자산운용사는 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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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매매 비중이 가장 높은 유진자산운용의 경우 이 비율이 59.9%에 달했는데, 이는 유진자산운용의 주식 주문 중 60%를 모두 유진증권에서만 처리했다는 얘기다. 또 우리자산운용(53.1%), 산은자산운용(52%), 동양자산운용(50.6%), 하나UBS자산운용(50.2%) 등도 모두 계열사 매매 비중이 50%를 넘었다.


지난해 2, 3분기에도 계열사 매매 비중이 50%를 넘는 운용사가 각각 5곳씩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운용사들의 계열 증권사 몰아주기 관행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진자산운용의 경우 작년 2분기 계열사 매매 비중이 67.2%에 달했다. 유진자산운용이 작년 2분기 주식매매를 통해 지불한 전체 수수료 중 70%에 달하는 금액을 모두 유진투자증권에 몰아준 것이다.


하나UBS자산운용과 산은자산운용의 경우 하나대투증권과 대우증권 등 계열사 매매 비중이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1년 내내 50%를 넘었다.


이들 외에 한국투자밸류(49%), 하이(46.7%), 삼성(45.9%), 현대(45.6), 키움(42.3%) 등 5개 운용사의 4분기 계열사 매매 비중은 40%를 넘었다.


이렇게 운용사의 주식위탁매매 주문을 통해 빠져나가는 수수료는 펀드 투자자들의 비용으로 펀드 수익률에도 영향을 끼친다. 수수료 비용이 많아질수록 펀드 수익률은 떨어진다. 이에 운용사 입장에서는 더 낮은 수수료를 제공하는 증권사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팔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문을 과도하게(절반 이상) 계열증권사에 몰아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계열 금융사 몰아주기 규제안을 담은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지난해 11월 입법예고하고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초 이달 중 금융위 의결을 통해 4월부터 시행하려 했지만 규제개혁위원회와의 합의가 늦어져 예정보다 시행이 늦어지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규개위를 통과시켜 금융위 의결을 거친 후 이 같은 내용의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규정 개정안이 시행되면 시행일로부터 1년 동안 운용사가 계열사에 지불하는 위탁매매 수수료 비중이 전체 주문의 절반을 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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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이번 금투업 규정 개정을 통해 펀드 판매사의 계열 운용사 펀드 판매 비중과 보험사의 변액보험 위탁매매 주문 계열사 비중도 50% 이내로 제한할 예정이다. 또 각 운용사의 리서치 분석비용(소프트달러)과 순수 주식위탁매매 수수료도 구분토록 의무화된다.


이 밖에 금융당국은 모범규준을 통해 자율규제로 퇴직연금 사업자의 계열사 퇴직연금 위탁비중도 50% 이내로 제한할 계획이다. 다만 이 모범규준은 2년간 유예기간을 부여하게 된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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