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늘어난 문화예산, 어디다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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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통령 취임식에서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었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유례없이 '문화융성'이라는 화두에 주목했다는 사실이다.


'경제 부흥'과 '국민행복'은 역대 대통령들이 수없이 많이 써 먹었지만 '문화'를 이처럼 국정의 목표 중에 하나로 두었다는 것 자체가 예술계에 있는 필자로서는 더없이 반갑고 흥분할 만했다.

후보시절 박 대통령은 문화예산 2% 확보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 공약은 인수위를 거쳐 구체화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올해 예산은 4조1723억원으로 전체 예산 342조원 가운데 1.1%이다. 2017년까지 문화관련 예산을 7조800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늘어난 이 문화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 이것 또한 정부의 고민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국제적인 문화 아트 페스티벌(Art Festival)로서 K-Art Week(한국아트주간)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며칠 전 필자는 뉴욕의 세계적인 미술시장인 아모리 쇼(Amory Show) 100주년 행사를 관람하고 돌아왔다. 아모리 쇼는 창설자 폴 모리스가 "독특한 시각을 가진 뛰어난 기존 작가와 신진 작가를 발굴한다"는 것에 목적을 두고 만들었던 아트페어다.


허드슨 강가에 꾸며진 아모리 쇼는 1913년 미국 주방위군의 무기 창고 겸 훈련장에서 처음 선보였다. 1960년대에는 작가들이 이곳을 공동작업장으로 사용하면서 정기적으로 스튜디오를 열었던 것이 계기가 됐고, 오늘날 뉴욕 현대미술시장의 성공을 가져다 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아모리 쇼는 스위스 아트바젤, 미국 아트바젤 마이애미, 런던의 프리즈와 함께 세계 3ㆍ4대 국제미술전, 세계 10대 아트페어로 손꼽힌다.


3월 현대미술의 메카 뉴욕에는 아모리 쇼를 비롯해 주변 위성도시에서 줄줄이 열리는 아트페어와 특별전을 보기 위해 전 세계 미술애호가와 컬렉터들이 뉴욕으로 구름떼처럼 모여든다. 도시 전체가 현대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는 미술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214개의 국제적인 갤러리와 200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였고, 4일 동안 관람객만 6만5000여명이 다녀가 최고의 성황을 보였다. 이러한 행사 하나가 갖는 시너지 효과는 뉴욕 미술시장이 들썩거릴 정도로 폭발적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부산 국제영화제를 빼고는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일 이슈가 되는 특별한 국제적 문화행사가 그다지 없다. 금융위기로 미국과 유럽시장이 고전하는 틈새로 중국과 홍콩의 미술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스타작가도 없는 지금 우리 미술시장은 침체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의 K-팝과 영화 ,뮤지컬, 미술 등 관광이 어우러진 국제적인 이벤트가 연례적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1912년 쾰른에서 열린 '국제 연합전시회' 하나가 20세기 미술의 전설인 뉴욕의 '아모리 쇼'의 탄생 모델이 된 것처럼 이제 우리 미술도 정체성과 색깔을 갖추는 한편, 국제적인 교감을 넓고 깊게 키워나갈 수 있는 문화전파의 씨앗을 발굴, 육성해야 한다.


이것이 문화융성의 실체이자 본질이 아닐까?


박 대통령이 말한 문화융성은 곧 세계 속의 문화 강국을 의미한다. 우리는 지금 자동차 20만대를 수출해서 벌어들인 돈이 타이타닉 영화 한 편으로 빠져나가는 문화전쟁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가 '문화'로 전쟁을 벌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화산업의 발전에는 인재양성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재능을 발현시키고 나아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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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활발한 문화교류의 허브 구축이야말로 이런 발전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우리 문화예술의 전파를 도모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김종근 홍익대 겸임교수·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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