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사고 적극 대응…100명 규모 안전원 설립
여수·울산·구미 산업단지에는 안전센터 설립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화학물질 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처 시스템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립환경과학원 산하에 비정규직 조직으로 구성돼 있는 화학물질안전관리센터가 약 100명 규모의 '화학물질안전원(이하 안전원)'으로 대대적으로 확충되며 독립된 조직으로 발족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여수, 구미, 울산 등 화학물질 취급업체가 많은 5곳의 산업단지에는 40여명의 인력으로 구성되는 '화학물질안전센터(이하 안전센터)'가 설치된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화학물질 안전대책과 관련된 시스템을 잠정 결정하고 행정안전부와는 인력채용, 기획재정부와는 예산 확보 방안을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구미 불산 누출 사고와 지난 5일 염소 사고 등 잇따르는 화학물질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이 사고가 일어난 뒤 '뒷북 행정'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은 상황에서 마련 중인 대책이다.
현재 화학 사고에 대비한 화학물질안전관리센터가 있긴 하지만 비정규직 10여명으로 구성돼 모양새만 갖춘 조직에 불과하다. 환경부 조은희 화학물질과장은 "화학물질을 직접 다루는 업체들은 그나마 전문시설이 있지만 문제는 화학물질을 직접 다루지 않으면서 꼭 필요한 반도체나 전기전자업체에서 누출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라며 "현재 시스템으로는 이 같은 사고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안전원과 안전센터를 통해 입체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원은 초기에 약 100명의 조직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안전원에서는 조사와 피해복구는 물론 ▲대응 매뉴얼 ▲교육훈련 ▲방제계획 등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는 독립조직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안전원 지부 성격인 안전센터는 평상시에는 24시간 관리감독과 감시 업무를 하면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즉각 현장에 투입돼 실시간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 올해 약 5개의 안전센터가 구미, 울산, 여수 등 화학물질 취급이 많은 산업단지에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조 과장은 " 5개의 안전센터를 화학물 취급량과 업체수 등을 고려해 설치할 예정"이라며 "순차적으로 안전센터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윤종수 차관도 "화학물질안전원을 독립기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전문 인력을 선발하고 안전센터를 통해 24시간 관리감독은 물론 교육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차관은 또 "현재 화학물질 관리감독 권한을 지방자치단체 일반직 공무원이 맡고 있다"며 "화학물질은 일반직 공무원의 업무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환경청으로 이관해 전문가들이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국무총리실장은 이에 앞서 지난 6일 화학사고와 관련해 부처차관들을 긴급 호출했다. 이 자리에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체에 대해 일일이 조사를 실시하고 등록제로 운영 중인 유독물 영업을 '허가제'로 전환토록 했다.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유독물관리 권한을 전문기관인 환경청으로 넘기도록 했다. 관리감독 등 제도적 보완장치와 함께 잦은 위반업체에 대해서는 사업장 폐쇄는 물론 24시간 감시체계도 갖추라고 주문했다. 삼진아웃제를 도입해 비교적 적은 과징금을 매출액과 대비해 상향조정하고 관련 법규를 연속해서 위반하는 경우 영업정지는 물론 사업장 폐쇄까지 할 수 있도록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인력을 확보하고 시스템을 갖추는 것에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시민단체와 공청회를 갖고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인력과 조직의 문제를 떠나 피부로 와닿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가 토론은 물론 시민들과 소통하는 자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매번 '뒷북 정책과 행정'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화학물질 사고에 대해 이번 시스템 정비가 어느 정도 실효적인 대책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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