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을 뒤진 경찰
서울지방청 조사국 첫 압수수색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경찰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을 압수수색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는 국세공무원들에 대해 수사를 벌이기 위해서다.
2년 전 경찰이 중부지방국세청을 수색한 적은 있지만, 국세청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서울지방국세청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은 수사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국세청에 따르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5일 오후 2시경 서울국세청 조사국을 전격 압수수색해 비리 연루 혐의를 받는 세무 공무원들이 담당한 기업들의 세무조사 서류 일체 등 3박스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했다.
경찰은 서울국세청 조사국 직원 10여명이 2010년 기업을 세무조사 하는 과정에서 각종 편의를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하고 1월부터 수사를 진행해 왔다. 국세청 조사국의 한 직원은 2010년 말 유명 사교육 업체를 세무조사 하는 과정에서 탈세를 눈감아주는 등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2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관계자 말에 따르면 조사국의 다른 직원들도 식품업체와 해운회사 등 5~6개 기업을 세무조사 하는 과정에서 대가성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이들이 받은 돈 가운데 상당 부분이 과장과 국장 등 상부로 전해진 정황도 포착해 국세청 내에서 조직적인 상납이 이뤄졌는지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해당 간부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경찰은 이들의 소환조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수사의 칼날이 당시 과장 국장 등 간부급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시 서울청 조사국 핵심 간부는 뚜렷한 이유없이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내부에선 이번 수사가 고액현금거래(CTR) 등 금융정보 열람권을 둘러싼 금융위원회와의 업부 조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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