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경찰이 국세청 조사국을 압수수색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는 국세공무원들에 대해 수사를 벌이기 위해서다. 국세청은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까 쉬쉬하는 분위기다.


5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찰청은 서울 중구 저동 소재 서울지방국세청 별관에 수사관들을 급파해 기업 세무조사 과정에서 뇌물을 수수한 혐의가 있는 국세청 직원들과 관련한 서류들을 압수해 갔다.

관계자 말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소속 수사관 3명이 서울청 조사국에 들이 닥쳤고, 이들은 수색영장을 제시한 후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세무공무원들이 담당한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서류 일체 등 3박스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해 갔다.


이번 경찰의 압수수색은 지난 2010년 서울국세청 조사국 직원이 유명 사교육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던 중 이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조사국 고위간부에게 상납한 정황을 포착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알려졌다.

이 조사국 직원은 경찰조사에서 세무조사시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당시 업체에서 수억원을 받아 이 중 수천만원을 고위 간부, 실무자 등과 나눠가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납 의혹을 받고 있는 고위 간부들은 금품 수수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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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경찰은 이와 별도로 서울국세청 조사국 직원들이 지난 2010년 기업 2곳을 세무조사하면서 뇌물을 받은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경찰은 조사국 직원 10여명을 혐의 선상에 올려놓고 이들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수억원의 대가성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국세청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외부로 알려질까 쉬쉬하는 분위기다. 경찰의 압수수색 사실 여부를 떠나 국세청 직원들이 세무조사와 관련한 기업으로부터 뇌물수수에 연루돼 경찰에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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