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개발시설물 이용자 수 등 무리한 늘려잡기로 과다책정 사례 늘어
수송분담률 7.3%인 대구지하철, 2020년까지 6개노선 확장
서울·부산 등 7곳 14개 노선, 실제 이용객 4분의 1에 불과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대다수의 지자체들이 중장기 목표인구나 개발시설물들의 이용자수요를 무리하게 예상해 예산을 과다 책정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부정확한 예측에 기반을 둔 부실한 예산 책정이 결국 부실한 예산 집행을 낳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구 지하철 수송분담률 7.3%..2020년까지 6개노선 건설?= 통계청은 대구시의 인구 규모에 대해 현재 251만명에서 오는 2020년 228만명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대구시는 도시기본계획 상 2020년 목표인구를 275만명으로 잡았다. 대구시는 "통계청 발표 예측인구는 다양한 개발사업 추진에 따른 인구유발효과를 고려하지 않아 인구지표 활용은 바람직 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구시는 2호선까지 건설된 지하철을 2020년까지 6개노선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약 30km 길이의 3호선 모노레일 지하철을 개통할 예정이다. 규모로 따지면 세계에서 가장 긴 무인운영 시스템으로 운행되는 것으로, 최근에는 안전문제까지 도마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대구시는 현재 1호선과 2호선 연장계획과 4호선 개통까지 장기계획에 담았다. 여기에 수요추이에 따라 5, 6호선까지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계획은 모두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추산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예측 교통량 대비 역별 개통 연도의 실제 교통량은 15% 정도에 불과해 '무리한 미래 인구 증가 예측'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대구시 교통수단분담률은 2000년께 도보 25.3%, 승용차 25.9%, 버스 27.6%, 택시 12.7%, 도시철도(지하철) 3.2%로 나타난바 있다. 13년이 지난 현재 도시철도의 수송분담률은 7.3%다.


대구에 사는 조 모씨(50대)는 "지금 있는 2호선만으로도 충분하다. 사람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지하철을 증설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대구시가 무상급식은 지자체 중 가장 인색하게 하면서 왜 엉뚱한 데 예산을 퍼붓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자체 예상인구 과다설정..해결방안은?= 이같은 도시철도 교통량 수요과다 추정 문제는 대구시 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한국개발연구원(KDI) 김강수 연구원의 논문에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경기 등 총 7개 지역 14개 노선의 개통 전 수요 예측치와 개통후 실제 이용인원 간 차이가 분석돼 있다. 이에 따르면 노선 전체의 개통연도 실제 이용객 수는 예측 이용객 수의 평균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목표인구 과다설정 기초 지역개발사업 추진 문제점'이란 보고서는 "16개 시도의 도시기본계획 및 도 종합계획의 2020년 목표인구의 합은 약 5400만명 수준이나, 통계청의 추계인구는 4932만명으로 약 500만명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광역시와 시ㆍ군 도시기본계획의 2020년 목표인구를 모두 합할 경우 6000만명이 넘어 통계청 추계와는 1000만명 이상이나 차이가 난다.


이처럼 무리하게 높게 잡은 목표인구는 곧 지역개발사업 규모를 필요 이상으로 늘림으로써 예산 낭비로 이어지게 된다. 인천시가 2025년 인구를 4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해 도시개발에 나선 결과 주택의 과잉공급으로 도시의 공동화 현상과 주택가격 거품 붕괴를 낳고 있는 것이나 140개 지자체 농어촌도로 기본계획으로 1만4706km 를 과다 산정해 7조5000억원이 과다 계상된 것이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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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같은 이용자 수요 및 미래 인구 간의 큰 괴리는 최종 의사결정자가 재임기간 개발사업을 '치적'으로 인식하고, 사업 시행부처는 추진예산과 권한 확대를 노리고 타당성을 무리하게 평가하는 데 주원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지자체들이 성장-확대 지향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예산의 무리한 편성과 집행이 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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