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16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앞두고 북한 내부는 긴장하는 가운데 고무된 분위기다.
전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당 제1비서의 명령이라며 50여명에 달하는 군 장성급 인사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이번 군 인사는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이자 북한의 국경일인 광명성절을 앞두고 군부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후 첫 광명성절인 지난해 이맘때에도 장성급 인사를 단행한 적이 있다.
북한은 지난해 김정일 생일을 맞아 약식열병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김정일이 살아있었다면 70회 생일인 만큼 성대하게 치렀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불과 두달 전 죽은데다 후계자 김정은이 당과 군, 내각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때라 큰 특이동향 없이 보냈다. 당시 북한 지도부는 김정은에게 충성맹세를 하며 3대세습을 확고히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 당국자는 "김정일 생일과 관련해 아직 특이동향이 발견된 건 없지만 핵실험 이후 긴장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대내외 매체를 통해 광명성절 띄우기에 나섰다. 지난해 말 장거리로켓 후 최근 핵실험까지 국제사회가 일제히 비난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영원한 태양의 축복'이라는 기사에서 "인민을 위해 탄생했다" "절세의 애국자" 등의 표현을 써가며 김정일을 찬양하는 등 김정일 관련 기사로 지면을 메웠다.
최근에는 김정일 생일기념 우표를 발행하고 주민을 상대로 관련영상을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등 우상만들기에 한창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생일과 같은 이벤트를 통해 체제를 단속하는 한편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세습 체제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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