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혜맨들의 '뿌리깊은' 충성 경쟁 논란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안상훈 위원의 사례가 이런 우려의 단초를 제공했다.
다음날 열린 인수위 간사단회의에서 안상훈 인수위원은 박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새마을운동'을 다시 벌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박 당선인의 공약인 '창조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등 공동체적인 경제주체들을 활성화시키는 2번째 새마을운동을 제안했다. 최성재 고용복지분과 간사는 "고용, 복지 모두와 관련있는 좋은 아이디어"라며 맞장구를 쳤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 5년이 '포스트 박정희 시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박 당선인은 평소에도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과 행동, 효율성과 보안을 중시하는 카리스마 등으로 부전여전(父傳女傳)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박 당선인을 직접 접해 본 이들은 싸늘한 표정과 눈빛으로 누구보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후 박 당선인의 행보도 '박정희 스타일'의 연속이다. 박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이들을 중용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 중 부친이나 장인이 박 전 대통령 시절 고위직에 올랐던 사람들이 많았다. 최근의 청와대ㆍ내각 인선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배어났다. 박 당선인은 육사 출신ㆍ법조인을 중용해 온 아버지의 인사 스타일을 따라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는 지난 1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박 당선인이 지금까지 국무총리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경호실장 세 사람 인사를 했는데 두 분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고 한 분은 법조인 출신이라서 '육법당(陸法黨)'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육법당은 육사 출신과 법조인이 정부의 요직을 차지한 것을 빗댄 말이다.
청와대 경호처를 경호실로 바꾸고, 기관장 지위도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한 것도 박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위세를 떨쳤던 청와대 경호실 시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료사회 등에서는 벌써부터 '알아서 기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비명에 간 아버지를 안타깝게 여기고 기리는 딸의 마음을 알아서 모시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농어촌의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하고 주민 역량을 결집해 마을 발전을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제2의 새마을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대통령직인수위에 보고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