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 1차 내각 인선 살펴보니
이날 장관 후보자로 발표된 이들은 모두 기존에 해당 부처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관료 출신들이다. 조직에서 떠났다가 친정으로 금의환향한 케이스들이다.
전체적으로 고령인 점도 특징이다. 6명 장관 후보자의 평균 연령이 59.2세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까지 포함하면 60.6세다. 김병권 후보자가 65세로 가장 나이가 많고, 유정복ㆍ황교안 후보자가 56세로 가장 어리다. 노무현 정부 첫 조각 때 54세, 김대중 정부 첫 조각 때 59세보다 나이가 많다. 이명박 정부의 첫 조각 때 장관 평균 나이는 61세였다.
이들은 특히 보수ㆍ안정 성향이어서 박 당신인의 향후 해당 분야 정책 방향을 가늠케 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박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 내세웠던 검찰 개혁을 추진해야 할 임무를 띄게 됐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검찰의 비리 등이 잇따라 발생하자 중수부 폐지 및 상설특검제 도입 등 검찰 개혁 방안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황 후보자의 경우 검찰 내 대표적 '공안통'으로 검찰내부 논리에 익숙한 보수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있어 검찰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황 후보자의 내정 사실이 발표되자 대대적인 개혁을 우려하던 검찰 내부에서 벌써부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는 이날 검찰 내부에서는 "사상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로 검찰이 강도 높은 개혁 대상이 된 가운데 검찰 출신의 법무부 장관이 지명된 데 대해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보도했다.
지역 안배 등 통합ㆍ탕평형 인사가 아니라는 점도 눈에 띈다. 출신 별로 보면 서울이 3명(황교안, 윤병세, 서남수)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인천(유정복, 유진룡)이 2명이며, 경남(김병관)이 1명이다. 정 후보자의 고향도 경남이다. 수도권과 경남을 제외한 이외 지역에서는 아직 한 명의 장관 후보자도 없었다. 출신 고교는 경기고 3명(황교안, 윤병세, 김병관), 서울고 2명(서남수, 유진룡), 제물포고 1명(유정복)이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3명(윤병세, 서남수, 유진룡)으로 가장 많고, 연세대(유정복), 성균관대(황교안), 육군사관학교(김병관)가 각각 1명이었다.
후보자 중 4명이 노무현 정부때 고위직을 지냈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자리를 떠났던 인사들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이명박 정부와는 차별화하려는 박 당선인의 의지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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