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북한은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북한은 폭발력은 더 큰 ‘소형 경량’ 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수전 라이스 미국의 유엔 대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기자들을 만나 “신속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강력한 대응을 해야만 한다”고 주문했다.
영국 BBC방송은 퇴임하는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의 군사야욕은 ‘미국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보도했고 러시아와 일본 등 주요국들도 일제히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보도했다.
북핵 실험에도 주식시장은 동요하지 않아 경제에 주는 충격은 적었다. 그러나 일본 엔화 약세(엔저)는 외환시장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계속되고 있는 디플레이션(저성장속 물가하락)을 퇴치하기 위한 정책일 뿐이라며 엔화 약세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은 엔저를 전면에 내세운 일본 상품의 수출경쟁력 회복, 핫머니(단기 투기성자금)의 쇄도에 따른 통화 평가절상 등으로 이중·삼중고를 당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은 엔저를 그냥 두자니 자국 통화가 평가절상되고 시장에 개입해 평가절하를 유도하자니 인플레이션 등 경제에 줄 손상이 염려돼 주판알만 튕기고 있을 뿐이다.
G7 재무장관들은 12일 긴급회동을 했지만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했다. G7은 이날 환율 성명을 내고 “환율은 시장이 결정하도록 하며 중앙은행 정책은 국내 목적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엔저에 대한 우려는 포함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이 성명을 인플레이션 목표 2% 달성을 위한일본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확대 정책을 용인한 것으로 해석했다.이에 따라 이 성명이 나온 직후 엔화 가치는 더 떨어져 달러당 94.4엔를 기록해 33개월 사이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놀란 G7 관계자는 “시장이 성명을 잘 못해석했다”며 외환시장을 진정시켜 엔화는 93엔대로 조금 물러났다.
그렇지만 G7 관계자들의 발언은 혼란을 부채질한 것은 분명하다.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한 G-7 관계자는 “엔화의 과도한 움직임에 대한 염려가 있었다”고 말했으나 G7회동을 주선한 영국은 “개별 국가나 환율을 특정 국가나 환율을 지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FT는 이같은 혼란이 이번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국제 화폐전쟁의 위협과 일본의 통화 경기부양책을 주목받도록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G20 회의에서 신흥국들은 미국과 일본,영국 등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겠지만 G20은 개별 국가를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환율전쟁의 장수들 즉 각국 중앙은행들이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게 해법”이라고 제안했다.
그렇지만 일본 엔화의 공습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니시무라 야스토시 차관이 지난달 24일 인터뷰에서 “달러당 100엔에 도달해도 문제될 게 없다”고 말해 이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엔저를 계속 용인할 것임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게다가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재무차관도 11일 “디플레이션을 끝내고 성장을 촉진하려는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거들어 엔저는 계속 외환시장을 물고 흔들 전망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