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고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도 커지면서 기업 경영진들은 불안감에 차입과 신규투자를 크게 줄였고 기업 M&A 시장 자금흐름도 경색됐다. 지난달 M&A시장 분석업체 머저마켓(Mergermarket)이 집계한 2012년 글로벌 M&A 규모는 총 2조1745억달러로 2011년 대비 3% 가까이 줄었다. 이는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낙관적인 변화의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로버트 모리츠 PwC 회장은 “실제로 기업 CEO들을 만나본 결과, 최근 경기회복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더 많은 M&A거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9일(현지시간) 이미 M&A 시장이 반등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1·4~3·4분기까지 세계 M&A 건수는 2011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4% 적었지만 4·4분기만 놓고 보면 최근 4년간 같은 기간에 비해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M&A전문 로펌 와첼립튼로젠앤드카츠는 이를 토대로 올해 더 많은 M&A 거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대해 모리츠 PwC 회장은 “지난 연말 M&A가 집중된 것은 미국 부채한도문제 협상에 따른 세제 개편 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일 수도 있다”면서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올해 M&A 시장이 다시 살아난다면, 에너지업계 등의 데규모 ‘메가딜’ 보다는 비용절감 추세 속에서 비주력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등의 소규모 거래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지난해 M&A 침체 속에서도 석유·가스산업계에서는 불황 후폭풍에 따른 업체간 ‘합종연횡’으로 역대 최대 M&A 거래규모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소매·소비재업종 중심으로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굳이 M&A가 아니더라도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던지 현금자산 사용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나온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근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현금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만약 이들 기업들이 적당한 M&A 목표를 찾지 못한다면 이들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인상을 선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영식 기자 gr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