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난리 난 둔촌주공.. “우리 돈 들여 임대 늘린다고?”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강동구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 아파트가 혼란에 빠졌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재건축 승인을 발표한 지 반나절만이다. 문제는 ‘임대주택’이다. 용적률을 높이려는 조합이 장기전세주택 1000가구를 사업계획에 포함시키면서 이에 반대하는 조합원과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다.
17일 강동구 및 둔촌주공재건축조합 등에 따르면 조합원들의 항의성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이에 2월 중순 조합장 해임안을 담은 임시총회가 조용하게 넘어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분 종상향과 임대 1000가구 건립안을 담은 재건축 신청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게 일부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이날 오전 용적률 275%를 적용, 현 5930가구를 1만1066가구로 재건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면적별로는 ▲60㎡이하 3326가구 ▲60~85㎡이하 4605가구 ▲85㎡초과 3135가구다. 소형비율은 30.1%에 달한다. 정비사업지내 최초로 ‘부분 종상향’을 도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개발제한구역과 인접한 단지 동쪽은 2종(법적상한용적률 250%)을 유지하고 단지 서측은 3종(법적상한용적률 285%)으로 종 상향하는 절충안이다.
하지만 용적률을 높이는 종상향 추진 과정에서 임대물량이 2배 늘면서 조합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당초 조합이 마련한 정비안은 250%의 용적률로 이번 통과안보다 낮지만 장기전세주택 건립수가 459가구에 불과했다. 반면 이번에 새로 마련된 정비안은 부분 종상향으로 평균 용적률이 25% 늘어났지만 임대물량은 1006가구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재건축 후 가구수가 1만1066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10가구 당 1가구가 임대로 지어지는 셈이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임대물량이 크게 늘어 조합원 부담만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이날 오후 조합 사무실에는 현 정비안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항의 방문, 욕설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 조합원은 “강동구내 최대 규모인데다 강동대로와 둔촌로를 끼고 있고 여기에 둔촌역과 오륜역의 더블역세권인 최고 입지를 서울시에 그대로 넘겨준 셈”이라며 “종상향으로 가구수가 크게 늘지도 않았는데 결국 우리 돈으로 임대주택만 1000가구를 지어줘 서울시 공익사업만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들 조합원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기존 계획안으로 사업을 추진하는게 수익률이 높았다. 용적률 250%를 적용해 1만269가구를 짓는 것으로 60㎡이하 소형주택도 3089가구에 그쳤다. 특히 이번에 통과안에 포함된 사업부지의 15%에 해당하는 공원 등 기반시설과 여성문화회관을 포함한 사회복지시설을 지어주는 방안도 담겨 있지 않았다. 이들이 조합원 1인당 2000만원을 더 부담하게 생겼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불똥은 강남구 개포주공으로도 튀고 있다. 소형주택 비율 등을 놓고 서울시와 갈등을 벌인 첫 조합으로 이들이 첫 단추를 잘못 꿰어 줄줄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다른 조합원은 “사업이 지연되더라도 우리 재산을 지키는 안건을 유지했어야한다”며 “(개포주공)그들이 선례를 남기다보니 강남을 비롯한 강북권까지 서울시 요구를 모두 들어주고 있는 셈”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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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조합 집행부는 반발하고 있다. 임대주택 건립수와 소형주택을 늘리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는 현 서울시 정책에서 종상향을 얻어낸 자체가 성공적이라는 이야기다. 한 조합 관계자는 “6000여명에 달하는 조합원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며 “더이상 사업이 늦춰질 경우 조합원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상황에서 종상향은 사업에 탄력을 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당초 계획안보다 임대물량이 2배 넘게 늘어난데다 공공기여방안도 충실히 준비했다고 판단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형주택 비율이나 장기전세공급량 모두 도계위 심의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조합이 스스로 결정한 내용을 도계위가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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