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된 美제조업
中 저가상품에 밀리고, 韓日 최첨단 제품에 치여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2차대전 이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에 나선 미제(美製)가 빛을 잃고 있다. '세계의 굴뚝' 중국에서 저가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한국ㆍ일본에서 최첨단 제품이 밀려 들어오면서 가뜩이나 만성 무역적자로 허덕이는 미국 경제가 위협 받고 있는 것이다.
미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근 미 제조업체들이 내수 시장에서조차 밀리는 형국이라고 소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0 신년 국정연설에서 자국의 만성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15년까지 '수출 2배'라는 목표까지 세웠다. 하지만 무역수지에서 차지하는 수입 비중이 더 늘어 미 제조업체의 경쟁력은 한층 떨어졌다.
미 제조업체들 로비단체인 경영산업협회(USBIC)의 앨런 토넬슨 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미국에서 팔린 외제 공산품 비율은 38%로 전년 37%보다 1%포인트 늘었다. 1997년에는 겨우 24%였다.
지난해 11월 미 무역적자 규모는 더 확대됐다. 특히 제조업은 다달이 무역적자 기록을 경신 중이다. 지난해 11월 제조업의 무역적자 규모는 1% 이상 늘어 660억달러(약 69조7025억원)를 넘어섰다.
'제조업의 꽃'으로 불린 반도체ㆍ광산설비ㆍ터빈ㆍ의약품ㆍ농기계 등 선진 제조업 분야가 미 제조업 전체를 괴롭히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제조업에서 가장 발달한 이들 분야는 최첨단 기술과 자본력으로 미국의 생산성과 근로자 임금을 끌어올린다. 건설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와 산업장비 제조업체 존디어, 자동차 메이커 제너럴 모터스(GE)가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들 분야의 수입 비중은 2010년 37%에서 2011년 38%로 늘었다. 이는 미 제조업체들로부터 890억달러를 앗아갔다는 뜻이다. 미국은 이미 건설장비, 자동차, 냉장고 등 가전제품, 화물차 시장의 절반을 수입품에 빼앗긴 상태다.
이런 자본집약적인 산업을 외국 기업들로 넘겨주면서 나머지 경제 부문에도 '도미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내수 시장을 잃으면 최근 미 정부가 꺼내든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외국 기업들에게 돌아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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