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 잘 살아보세…밀봉人事…오래전에 봤던 '그의 스타일'
이는 성공을 예측하기 힘든 승부수였다. 가뜩이나 지지도가 낮은 젊은 층들에게 생소하고 '구닥다리'로 여겨져 표를 더 빼앗길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위기에 민감하고 보수적인 50대 이상 유권자들의 향수를 자극해 지지를 끌어냈다. 결국 대선 운동의 '화룡점정'이 됐다. 아버지의 후광을 다시 한 번 톡톡히 누린 것이다.
두 사례는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에게서 비치는 박 대통령의 그림자를 보여준다. 최근 박 당선인의 행보에서 아버지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그렇잖아도 부친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 박 당선인의 당선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 등 최근 행보를 보면 어떤 식으로든 아버지와 연결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우선 박 당선인은 인수위 인사를 하면서 새누리당이나 측근들도 전혀 내용을 알지 못하도록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박정희 시대'를 연상케하는 인사스타일이다. 27일 인수위원장ㆍ부위원장 등 일부 인사를 발표한 윤창중 수석대변인 조차 그 자리에서 밀봉된 봉투를 뜯어 보고 서야 내용을 알았을 정도다.
또 최근 박 당선인이 잇따라 임명한 인수위 인사들을 보면 모두 어떤 식으로든 아버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이들이 대부분이다. 아직도 논란이 일고 있는 극우논객 출신 윤창중 수석 대변인, 뉴라이트 학생운동 출신 김상민 청년특별위원장 등은 모두 찬반이 엇갈리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적극적인 찬양론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민대통합위원회에 영입된 호남 인사들은 대부분 박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동교동계를 이끌면서 맞서왔던 이들이다. 국민대통합위에 영입된 김중태 전 서울대 민족주의비교연구회장도 박 전 대통령 시절인 70년대 인혁당 사건으로 장기간 고초를 겪었다가 '전향'한 인물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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