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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돌입한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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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이 세차례의 양적 완화 조치로 전세계 금융시장에 달러 홍수를 일으키고 일본도 아베 신조 총리 정부 출범이후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태도를 보이면서 필리핀과 대만,한국 등 아시아국가들은 자국 통화가치 상승과 상품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금리인하 등을 통해 화폐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화폐전쟁에 돌입했지만 밀려드는 달러홍수 탓에 역부족인 형국이다.
◆양적완화 조치로 전세계 달러홍수=미국은 1차와 2차 양적완화 조치를 통해 총 2조3000억 달러를 풀었다. 미국은 또 장기금리 인하를 목적으로 시행중인 공개시장 조작인 ‘트위스트 오퍼레이션’(금리 비틀림)을 대체하는 450억 달러 규모의 국채매입과 월 400억 달러의 주택저당증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엄청난 돈을 풀고 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도 무제한으로 국채를 매입하고 있으며 일본중앙은행(BOJ)도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매입규모를 76조엔으로 10조엔 늘리는 등 양적완화 규모를 101조엔으로 확대하기로 한 데 이어 다음달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대만,필리핀,한국은 평가절상으로 몸살=선진국에서 풀린 돈은 성장전망이 밝고 금리도 높은 대만 등 유망국가들로 밀려들면서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대만 달러는 26일 달러화에 대해 0.3% 오르는 등 올들어 4.3% 평가절상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2월중 외국인의 대만 주식 순매수 규모는 15억 달러로 집계됐다. 대만 중앙은행은 대만 달러 가치 안정을 위해 지난 8개월동안 달러를 사들였으며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있으면 개입하겠다고 밝혀놓고 있다.

필리핀은 밀려드는 달러로 페소화가치가 급등하자 27일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부과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는 자기자본의 20%,국외 금융회사는 100%로 설정했다.

달러화에 대한 페소화 가치는 올들어 6%이상 급등했는데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아시아 11개국 통화에서 한국(7.5%)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한국은 지난 달 27일 선물환포지션을 30%(국내은행)와 150%(외국은행지점)로 낮췄다.

베니뇨 아키노 대통령 정부는 정부 지출을 늘리고 도로와 공항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는데 자본유입에 따른 페소가치 상승은 수출업체에 타격을 주고 해외송금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 뿐 아니라 내년에도 페소가치 상승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필리핀의 성장률이 3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7.1% 성장한데다 기준금리가 3.5%로 여전히 높아 외국인들이 투자수익과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때문이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이 22명의 분석가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은 평균 3.7% 평가절상을 예상했다.

필리핀의 11월 소비자물가가 2.8%상승한데 이어 이달에도 2.6~3.5%의 상승률을 기록한다면 필리핀 중앙은행도 금리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 경우 물가를 잡으려다 핫머니 유입이라는 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미즈호기업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비스누 바라탄은 “필리핀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라는 점에서 페소화 급등은 경제에 리스크를 제기한다”면서 “다수 아시아 국가들은 대규모 자본유입과 인플레이션 관리라는 이중의 숙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평가절하·인플레이션 =인구 대국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반대로 통화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인도는 부정부패와 규제 등으로 외국인들이 발길을 돌려 루피가 올들어 3%이상 하락했다,.지난해에는 16%나 떨어졌다. 반면, 달러화 약세에 따른 상품가격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치솟으면서 인도의 도매물가는 11월에 7.2%나 올라 물가목표 5%를 훌쩍 뛰어넘었다.

물가를 잡고 외국인을 잡으려면 금리를 올리는 게 상책이지만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딜레마에 빠져있다. 올해 인도의 성장률은 5.7~5.9%가 예상되는 데 이는 인도 재무부가연초 예상한 7.85%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사정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비슷하다.인도네시아 루피는 수입증가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로 올해 7%이상 하락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0번의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으나 내년 1분기에는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내년 물가상승률이 3.5~5.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내년 1월 전기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어 물가는 더 뛸 가능성이 크다.

HSBC 싱가포르 지점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잠재 인플레이션 위험을 선제 대응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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