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은 박 당선인이 오랜 세월 아버지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늘 밑에서 살았지만 이제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자기만의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은 아버지의 후광 덕에 안정을 이룰 수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사실은 박 당선인에게 권위주의의 상징이라는 이미지도 안겨줬다. 박 당선인은 타임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아버지에 관해 다양한 견해가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자기의 공과로 평가 받고 싶다고 말했다.
타임은 박 당선인이 자기에게 비판적인 사람들을 설득하려면 선거공약 이행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선 기간 중 박 당선인은 소속 정당인 새누리당의 보수적인 입장과 차별화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마찬가지로 경제개혁을 약속했다. 여기에는 박정희 대통령 시대 이후 한국 경제를 지배해온 재벌에 개혁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이 재벌개혁에 나설 경우 보수적인 유권자들로부터 반발을 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잘못하면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뜻이다.
대선 기간 중 박 당선인은 '여성혁명'을 약속하고 공약에 육아정책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그가 기득권층의 지지를 유지하려면 남녀평등 같은 여성 관련 메시지의 수위는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타임의 판단이다.
타임은 대선 기간 중 박 당선인이 '어머니의 리더십'을 제시했지만 이제 '훌륭한 리더십'으로 국가를 이끄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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