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은 집·도로에 문화를 입히는 직업"
여홍구 도시계획가협회 초대 회장, 전문가 책임감 강조
내년 2월 첫 세미나 계획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과학기술관에서 만난 여홍구 한국도시계획가협회 초대 회장(67·한양대 명예교수)은 도시계획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 동안 도시계획 전문가가 아닌 토목, 건축 전문가들에 의해 도시의 밑그림이 그려지면서 왜곡된 부분이 나타났다는 문제의식에서 협회는 출범했다.
도시계획학은 건축학, 토목학보다 늦게 출발해 전문가들의 모임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30~40대 젊은 도시계획가들이 주축이 돼 지난 달 한국도시계획가협회를 창립했다는 것이다.
여 회장은 내년 2월 '도시계획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첫 세미나 준비에 한창이다. 앞으로 도시의 전통공간, 한옥마을, 도시생태 등 약 30개의 연구 분과를 두고 한국의 도시계획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그는 "도시계획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면서 책임감 없이 이뤄졌다"면서 "도시계획실명제, 공무원 도시개발직군 활성화 등 도시계획에 대한 의견을 모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든 건축물에 설계, 감리 등 담당자를 기록하는 것과 같이 도시를 계획한 사람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여 회장은 도시계획을 통해 그 공간에서 살아갈 사람들이 받을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회장은 "김포부터 강동구까지 한강변 전체에 아파트 벽만 보인다"면서 "이렇게 천편일률적인 환경에서 자란 세대들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970년대 초 한국주택공사 주택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잠실 5단지,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의 계획을 주도했던 여 회장은 이들 단지 조성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을 토로했다. 여 회장은 "주택이 워낙 부족한 시절이라 한강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면서 "앞으로 지어질 건축물들은 좀 더 친환경적이면서 다양하게 지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 회장은 "잔디 하나부터 이면도로 활성화 방안까지 꼼꼼히 계획해 후손들이 4계절을 호기심있게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창의성이 길러질 수 있게 도시계획을 하고 싶다"면서 "그래야 제 2·3의 한류열풍도 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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