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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가가와의 유난히 추운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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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멀티비츠/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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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이적으로 엇갈린 듯했던 행보가 나란한 길을 걷고 있다.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스타이자 아시아의 얼굴인 박지성(QPR)과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박지성은 검증된 스타다. 지난 10여 년간 유럽무대에서 선명한 발자취를 남겼다. 특히 지난 7년 동안 맨유에서 얻은 성과는 아시아 선수로선 전대미문이었다. 반면 가가와는 신성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두 시즌 동안 독보적 활약을 펼친 끝에 지난 여름 맨유로 이적했다. 가가와는 이적 직후 "아시아 최고 선수와 함께 뛰는 건 좋은 경험"이라며 박지성과의 만남을 기대했지만, 정작 박지성은 얼마 지나지 않아 QPR로 떠났다.
처지는 같은 듯 달랐다. 두 선수에 대한 팀의 기대치는 모두 높았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사상 최초의 아시아인 주장이자 팀의 새로운 리더였다. 가가와 역시 4-2-3-1(혹은 4-2-3-1) 포메이션을 맨유에 이식하려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계획에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맨유는 여전히 우승에 근접한 클럽이다. QPR은 다르다. 지난 시즌 강등을 겨우 모면한 뒤 리빌딩 중이다. 둘의 명암은 자연스레 시즌 초부터 엇갈렸다. QPR은 개막 후 줄곧 1승에 목마른 최하위팀이었다. 박지성은 선발로 나섰지만 좀처럼 팀의 부진 고리를 끊지 못했다. 반대로 맨유는 초반 승승장구를 이어가며 리그 선두를 달렸다. 중심엔 제 몫을 해낸 가가와가 있었다. 최전방의 루니-반 페르시-영(혹은 나니)를 2선에서 지원하는 동시에 활발한 스위칭 플레이로 공격에 힘을 실었다. 덕분에 맨유 공격진은 훨씬 역동적인 전술 운영이 가능했다.

계절이 바뀌면서 둘의 앞길에도 나란히 찬바람이 들이쳤다. 박지성은 최근 고질적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전열을 이탈했다. 설상가상 해리 래드냅 신임 감독도 박지성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눈치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뒤 가진 4경기에서 박지성은 한 번도 선발 출장하지 못했다. 현지 언론에선 그가 박지성 외에 다른 선수에게 주장을 맡기려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설상가상 그 사이 QPR은 4경기 연속 무패(1승3무)로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특히 박지성이 무릎 부상 재발로 결장한 16일 풀럼전에서 팀은 마침내 시즌 첫 승을 올렸다. 확대해석은 불필요하지만, 박지성이 없는 가운데 팀이 갈구하던 승리를 거뒀다는 건 분명 씁쓸한 대목이다.

가가와도 추운 겨울을 보내긴 마찬가지. 10월 말 당했던 무릎 부상이 치명타가 됐다. 회복기간은 당초 4주로 예상됐지만 두 배로 늘어났다. 재활을 마쳤지만 가가와가 예전대로 선발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최근 반 페르시-루니 중심의 전술이 힘을 받고 있는데다, 유망주 톰 클레버리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가가와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가가와가 전술의 핵심 노릇을 하던 시즌 초와는 상황이 많이 변한 셈. 어떤 의미에선 이적 초반과 다를 바 없는,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처지다. 친정팀 도르트문트 회장이 "가가와는 맨유에서 행복하지 않다"라고 '핀잔'을 준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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