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위안화 통화시장이 따로 없는 상황에서 양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 아닌 자국 통화로 결제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외화유출에 대비한 안전판인 통화스와프를 실물 결제수단으로 진화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국의 돈풀기(양적완화)로 촉발된 환율전쟁에 맞서는 방어선이기도 하다. 제도가 안착하면 한ㆍ중 무역결제의 95%에 이르는 미국 달러화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다. 양국이 추진하는 위안화ㆍ원화의 국제화에도 도움이 된다.
통화스와프 자금이 실제로 기업의 무역결제에 쓰이는 과정에서 양국 통화 간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로선 위안화 결제가 원화보다 빨리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는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위안화에 비해 시장 자율에 맡기는 원화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첫걸음은 내디뎠다. 통화스와프 자금 무역결제가 계속되면 한ㆍ중 통화스와프가 사실상 상설화하는 효과를 낸다. 잘 정착시키면서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도 같은 제도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통화스와프 연장이 중단되는 등 관계가 서먹해진 일본과도 통화스와프 자금 무역결제가 성사된다면 경제적 의미를 넘어 역내 공동번영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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