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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바이오산업이 축산업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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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구제역 발생, 국제적 곡물가 폭등 때문에 국내 축산업이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기관, 학계 및 산업계에서도 다각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연구자들을 비롯한 축산업 관련 종사자들은 모두 우리의 축산업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축산업의 대안으로 시험관 내에서 가축의 근육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들어 시식회를 갖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시험관 고기는 콩 단백질을 가공해 만든 인조고기와는 다르다. 실제 가축을 키워 도축해 얻은 고기는 아닐지라도 진짜 고기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이 연구를 위해 2005~2009년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억원을 지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화되기까지는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먼저 돈 문제다. 시험관 고기를 만드는 데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보단 과거와 달리 국내의 축산업이 단순한 축산물 생산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학문적 융ㆍ복합을 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하는 전통적인 축산업은 인류에 공헌한 바가 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 믿는다. 다만 전통적인 축산업이 향후 융ㆍ복합을 통해 바이오산업에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기술력은 1990년대 이후부터 국제적 수준에 걸맞은 수준으로 발전해왔다. 바이오산업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 세포융합 기술, 단백질 공학 기술 등을 통한 생물육종 등으로 농축산, 공업, 환경 분야 등에 응용된다. 이 중 동물생체 이용 기술, 즉 바이오 신약 및 장기 이식과 같은 바이오센서 기술은 바이오산업을 주도하는 영역이다. 이러한 기술이야말로 미래의 축산을 이끌어 갈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인 것이다.

한편 바이오 기술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 놓인 축산 농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야만 한다. 바이오 기술은 축산 농가 현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보다 과학적인 진단 시약의 개발을 통해 축산 농가의 소득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임 가능한 암소의 두수는 약 125만두에 육박한다. 한편으로 수입 곡물에 의존하고 있는 사료비가 폭등하면서 축산 농가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가격 안정 목적으로 한우 암소 송아지 중심으로 도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소 값이 안정된다면 번식 농가에서는 다시 송아지 생산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이때 활약할 수 있는 것이 바이오 기술이다. 축산 관련 바이오 기술을 적용시켜 발정적기를 관찰하는 데 이용한다면 평균 15.6개월인 번식 간격을 13개월로 단축할 수 있고, 1.8회인 수정 횟수도 연간 1.4회로 줄일 수 있다.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연간 사료비와 인공수정에 소요되는 비용 약 2976억원이 줄어든다. 바이오 기술을 이용한 인공수정 관련 수정적기 판단 또는 소의 오줌으로 간단하게 임신진단이 가능한 진단 방법이 개발된다면 고통받고 있는 한우 농가의 소득 증대에 막대한 도움이 될 것이다.

과거와 같은 축산물 생산이라는 성격의 1차 산업만을 고집한다면 축산업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 가공, 유통, 판매, 더 나아가 바이오 신기술을 접목해 나간다면 축산도 기존의 1차산업에서 2차, 3차, 6차 산업, 더 나아가 12차 산업으로도 얼마든지 발전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축산농가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학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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