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제18대 대통령 선거를 보름 앞둔 4일 현재 각 언론사가 발표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심상치 않다. 공식 선거운동 1주일만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지지율 50%의 벽을 깬 것이다. 지난 일주일간 유세 성적표에서 박 후보가 더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의미다. 지지율 고착상태에 빠진 문 후보 측에서는 위기감이 짙게 배어나오고 있다. 이틀 안에 반전 카드를 내밀지 않으면 대선 판세가 박 후보 쪽으로 확 쏠려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날 발표된 JTBC와 리얼미터 여론조사(12월 2일~3일) 결과 ‘박-문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는 50.1%를 기록, 45.1%에 머문 문 후보를 5%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박 후보가 과반을 돌파하면서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이 부활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문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밀어내며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프 내부에서도 ‘참여정부 실패론’의 덫에 빠졌다는 자성론이 잇따라 제기됐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운동 초반전은 완패”라면서 “박 후보 측이 제기한 참여정부 실패론에 우왕좌왕했다”고 털어놨다.
문 후보가 정치에 무관심한 부동층과 ‘비박근혜’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려 놓기 위해 ‘이명박근혜’ 심판론 카드를 꺼내 들었지면 이 역시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거기다 박 후보를 향해 ‘유신 잔재세력’ 등 과거사 프레임까지 덧씌우려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와 관련, 문 후보 측은 기대섞인 유리한 해석을 내 놓고 있다.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안 전 후보의 지지 또는 지지를 위한 활동이 대선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측과의 통합선대위에 불참 의사를 분명히 밝힌 가운데 ‘안철수’라는 이름으로 개인 활동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문 후보 측은 이날 밤 8시 열리는 TV 토론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실장은 이날 “역대 대선에서 TV 토론을 통해 3% 포인트 이내에서 변화가 있었다”면서 “이번 경우에는 부동층이 늘어나서 이전보다 변동 폭이 더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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