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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LG 휴대폰의 선전이 반가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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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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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회장님 폰'이라 불리는 LG전자의 옵티머스G가 선전하고 있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의 스마트폰 평가에서 갤럭시S3와 아이폰5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의 스마트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실제로 주변에서 '옵티머스G'에 대한 호평이 자주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이 드디어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성공적인 출발을 한 셈이다.

옵티머스G의 선전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다각화된 계열기업을 거느린 재벌기업에서 각 계열사의 핵심역량을 성공적으로 융합해 혁신적인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옵티머스G는 LG전자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화학, 이노텍 등 그룹 관계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해 만든 스마트폰이다. 제품의 개발 및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협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앞서가는 경쟁사 제품과 견줄 만한 '신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 계열사 간 핵심역량 융합은 구현하기가 쉽지 않으나, 막상 해 내고 나면 상당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이미 삼성전자가 보여주고 있다. LG그룹에 '시너지상품기획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LG전자 내에도 구본준 부회장 직속의 시너지상품기획담당을 신설한 것은 앞으로도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해 '시너지상품'을 많이 개발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둘째, 강력한 오너 경영체제가 갖는 리더십의 효과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최고경영자가 제시한 '경쟁사가 6개월 이내에 따라올 수 없는 제품을 만들라'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15개월간 전 계열사가 전략적으로 협업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피를 말리는 강행군이 이어졌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덕분에 LG전자 스마트폰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최근 단행된 연말 인사에서 실적에 따른 과감한 보상이 이루어진 것도 긍정적이다. 신속한 의사결정, 과감한 자원분배, 그리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이루어낼 수 있는 강력한 통제 등 한국 기업의 성공요인이라 손꼽히는 오너 경영제체의 강점이 발휘된 사례다.

셋째, 스마트폰 산업에서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삼성과 애플로 양분되다시피한 스마트폰 시장에 LG가 존재감을 드러냄으로써,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고 경쟁자에게는 '신선한 자극'을 주었을 것이다. 가시권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했던 경쟁기업이 다시 추격해 오는 것을 발견했을 때 선발주자들은 긴장도 하고 자극도 받는다. 이는 경쟁의 선순환이다. 애플보다는 삼성전자에 좀 더 좋은 자극제 역할을 할 것이다.

2010년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전략적 오판 등에 의해 수익구조가 나빠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과연 언제쯤,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회복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학생들에게 전략경영을 가르치면서 종종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 언급하게 된다.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LG 휴대폰 사업부의 회복가능성'에 대해 토론을 붙이기도 했다. 토론을 들으면서 내심 LG전자가 휴대폰 시장에 멋지게 컴백하기를 바랐다. 한 번의 잘못된 전략적 판단으로 어떻게 기업이 후퇴할 수 있는지, 그리고 또한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확실하게 보고 싶었다.
내년 전략경영 수업시간에는 삼성과 LG, 그리고 애플의 스마트폰 사업 경쟁전략에 대해 토론할 거리가 생겼다. 2년 동안 품었던 경영학자의 질문에 대한 LG전자의 답이 '반가운 소식'이어서 다행이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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