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에서는 맞벌이 부모가 일하러 나간 사이 집에 불이 나자 13살 누나가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인 11살 동생을 구하려다 질식해 숨졌다. 인천에서는 40대 딸이 병든 70대 어머니와 함께 방 안에 번개탄을 피워놓고 자살했다. 7개월째 월세도 내지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경기도 포천에서는 70대 할아버지가 선천성 뇌성마비를 앓는 10대 외손자와 함께 자살했다. 딸 부부의 짐을 덜어주려고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주위 사람들은 말한다.
하나하나가 안타깝기 이를 데 없는 죽음이다. 보편적 복지니 선별적 복지니 하고 다퉈온 복지논쟁이 부질없게 느껴진다. 겉으로 자살이거나 사고사이더라도 사회적 타살의 요소가 다분한 죽음들이다. 나라의 경제규모 세계 12위, 무역규모 세계 8위라고 한들 가난과 질병, 빚에 시달리다 죽음에 이르는 국민이 이렇게 많아서야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추운 겨울, 우리 모두 어려운 이웃을 한번 더 생각하자.
정부와 정치권은 거창한 복지정책을 내세우기에 앞서 복지 사각지대부터 없애야 한다. 사회의 관심과 국가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복지전달체계를 훨씬 더 촘촘하게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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