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샌디 때문에 맨해튼 워터 스트리트 55번지에 있는 지하창고(DTCC)에는 보관돼 있던 총 130만장의 무기명 채권과 주식 증서가 물에 잠겼다.
DTCC 측은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DTCC의 주디 이노샌토 대변인은 "다양한 증서와 채권이 손상됐지만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며 "보안상의 이유로 액수를 밝히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소식통은 약 700억달러(약 76조원) 규모의 무기명 채권이 물에 젖은 것으로 추정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창고는 930㎡ 면적에 지하 1∼3층 구조로 이뤄졌으며 침수피해 당시 하수와 기름 성분까지 더해지면서 유가증권 대부분이 '죽'처럼 걸쭉하게 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록에 따르면 1990년대 이 창고에는 총 3200만장의 유가증권이 보관돼 있었고 3분의 2가 무기명 채권이었다. 이후 만기가 된 채권이 창고를 빠져나갔지만 2003년 말까지만 해도 540만장의 무기명 채권이 보관돼 있었다.
전문가에 따르면 물에 잠긴 유가증권을 복원하는 유일한 방법은 냉동과 건조를 반복하는 것이다. 차가운 진공 공간에서 압력을 낮췄다가 열을 가하기를 반복하면 지폐에 스며든 물기가 증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은행권은 이중삼중의 보안조치를 취한 상태에서 이런 작업을 수행하게 되며 이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는 최소한 200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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